사회 초년생 시절, 내 첫 손목시계는 단순한 디지털 시계였다. 그 시계는 기능이 초라했지만, 매일 손목에 얹히는 그 존재감이 날 사회인으로 만들어주는 듯한 기분을 줬다. 그때의 나는 무엇보다 그 시계가 나를 '어른'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손목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맞닿아 있는 물건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만능 도구를 손에 쥐고 살아간다.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건 물론이고, 회의 알람, 메시지 확인, 심지어 날씨 정보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된다. 이런 시대에 굳이 손목시계를 사야 할 이유가 있을까?
손목시계가 필요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손목시계는 필요보다는 단지 갖고 싶은 물건일 때가 많다. 그런 경우엔, 형편에 맞게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된다. 처음부터 비싼 브랜드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시계의 기능은 상향 평준화되어 있고, 중요한 건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다. 기준이 내가 되어야 한다!
비싼 시계를 찬다고 해서 삶이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물건이 사람들 사이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부담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값비싼 물건이 아닌, 나에게 맞는 물건을 선택하는 데서 오는 안정감이 진짜 가치를 가져다준다. 그 안정감은 단순히 물건 하나에 그치지 않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한때 가난했던 나는, 손목시계라는 물건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내가 가진 것이 적을 때는 그 작은 물건 하나가 내가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시계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나의 삶의 방식을 담고 있는 물건으로 여겨지게 됐다.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란 걸 깨달은 것이다.
손목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손길로 만들어진 정밀 기계로, 그 자체로도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자신만의 속도로 시간을 살아간다. 당신의 손목시계가 무엇이든, 그것이 당신의 시간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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