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출간되는 트렌드코리아는 한 해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국민들이 참고하는 도서입니다. 이제는 연간 정기간행물이라고 해도 되겠어요. 저도 매년 내용을 참고하고 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느끼는 점은 트렌드를 분석하기보다는 트렌드를 만들거나 트렌드를 주도하려는 모습이 조금씩 엿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상당수 예측이 맞고 있다고 생각해서 저도 매년 챙겨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2020년 트렌드를 제시했던 트렌드코리아는 얼마나 높은 적중률을 보였을까요? 저는 이런 궁금증이 들었는데 여러분은 어떠세요?
트렌드코리아 2020의 목차를 다시 확인해 볼게요.
멀티페르소나
라스트핏이코노미
페어플레이어
스트리밍라이프
초개인화기술
팬슈머
특화생존
오팔세대
편리미엄
업글인간
이렇게 목차가 구성되어 있습니다. 얼마나 적중한 거 같나요? 이 적중률을 알아보는 게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아니고요, 이 중에 트렌드코리아 2020의 첫 번째 키워드인 멀티페르소나라는 이 트렌드는 이 책이 정확히 시장을 읽어낸 것 같습니다.
요즘 예능 프로를 보면 본캐, 부캐 이렇게 페르소나를 나누는 작업들이 많이 이뤄집니다. 페르소나라는 말은 개인의 인격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멀티-페르소나는 2개 이상의 다중인격을 뜻합니다.
예능 프로에서 지겹게 하고 있죠? 유재석이 유산슬을 만들고, 박나래가 조지나를 만드는 등 같은 사람이지만 어떤 가면을 쓰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사람처럼 활동합니다. 개인들도 sns에서 서브계정을 파는 등 회사나 지인들의 네트워크를 피해 익명으로 활동합니다. 이렇게 멀티페르소나가 우리에게 사회현상으로 나타난 상황입니다.
정신병의 일종인 자아분열과도 같은 멀티페르소나.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자신의 인격을 나누는 걸까요? 그 이유는 내 마음이 한 가지 활동으로는 만족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직업이 개그맨이고 예능 프로그램 진행을 하고 있지만 가수가 되고 싶고 앨범도 내보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내가 가수가 되고 앨범을 내는 것에 원래 기존의 나의 정체성, 나의 본 캐릭터가 걸림돌이 되는 것입니다. 나에 대한 고착된 이미지가 또 하나의 자아실현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새로운 계정을 개설하듯이 스스로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나와 가수로서 성공한 나, 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이죠.
일리가 있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서글픈 현실로 느껴집니다. 나중에는 어느 쪽이 진짜 나인지 헷갈릴 거예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어떻게 살아가고 계시나요?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멀티페르소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지만 폴리매스라는 개념이 앞으로 뜰 거예요. 르네상스 형 인간이나 프로N잡러하는 말과 약간 비슷하긴 한데요, 사람이 예전처럼 한 가지 일만 잘 해서는 힘든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죠?
우리의 직업도 하나의 전문직이 아니라 내 일과 관련된 여러 개의 일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직장인으로서 매일 생활하지만 유튜버로서 블로거로서 또는 퇴근 후에는 굉장한 인플루언서로서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현상이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서 하는 부업의 개념과 몇 차원 더 상위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의 개념, 이 양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폴리매스는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특정 분야에서 상위 1퍼센트에 들면 엄청난 재정적 보상과 안정,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1퍼센트에 들어가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고 노력을 소비해도 못 들어갈 확률이 큽니다.
자기 분야에서 상위 1퍼센트가 되면 직업 안정성을 얻는다지만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반면 서로 무관해 보이는 두세 가지 분야에 종사하면서 상위 10퍼센트에 들어 이들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통합해 활용한다면 성공 확률은 커집니다.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그리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빠르게 없어지는 상황에 있죠? 평생직업은 가능하지만 평생직장은 점점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가 생존의 불안함을 만들고 직장의 자리는 점점 줄어가고 있으니 사람들로 하여금 직업의 개수를 늘리는 방법을 선택하게 한 것 같아요.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는 조건을 가진 일부 일자리들이 파괴되었습니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서 그리고 또 다른 자아실현을 위해서 멀티페르소나 그리고 폴리매스의 개념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