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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빚는 취미

나는 왜 술 빚는 취미를 가졌을까

by 적선

난 집에서 술을 만든다. 술을 마시는 것도 즐겁지만, 이제는 만드는 것이 더 즐겁다.


사실 고등학생 때부터 술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돈 문제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전역 후, 모은 돈이 생겼고 마침 친구에게서 수상할 정도로 많은 꿀을 얻을 기회가 생겼다.


그 친구를 설득해 꿀을 받아낸 나는 드디어 양조를 시작했다.


벌꿀술(Mead), 가장 쉬운 시작


꿀로 술을 만들 수 있을까? 놀랍게도 집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술 중 하나가 벌꿀술이다. 벌꿀술은 바이킹들의 술로 유명하지만, 동양에서도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밀주"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름처럼 꿀을 이용한 술이다.


나의 첫 양조는 벌꿀술로 시작되었다. 꿀과 함께 들어간 재료는 오렌지 주스였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시트러스류 과일이 가장 적합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준비는 엑셀에서부터

술을 만들겠다는 결심 후, 할 줄도 모르는 엑셀을 켜서 필요한 재료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꿈꾸는 어린양이었던 나는 술을 만들기도 전에 라벨 디자인부터 하고 있었다.

재료와 친구들의 투자금이 모이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양조를 시작했다.


첫 양조의 설렘


24도의 방에서 발효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투명한 액체였던 술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동안 내 호기심은 점점 커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퐁!” 하고 공기방울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효모가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신호였다.


이 소리는 내가 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첫 술의 완성


2주가 지나 완성된 술을 맛봤다. 정말 술맛이 났다. 강하지는 않았지만 부드러운 오렌지 향이 퍼졌다. 내 입맛에는 약간 달았지만, 첫 시도 치고는 만족스러웠다.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알코올 도수를 계산하기 위한 비중을 재는 것도 깜빡한 미숙한 실력이었지만, 이 경험은 나를 완전히 양조의 세계로 빠뜨렸다.


왜 술을 만드는가?


술을 만드는 것은 마시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재료를 고르고, 발효 과정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직접 만든 술을 맛보는 순간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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