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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모가 되는 길

108주모 토종쌀 술빚기 대회

by 적선

'108주모(酒母)'를 찾는 제1회 108주모 토종 쌀 술빚기 대회에 참가 신청을 했다.

**주모(酒母)**란, 술이라는 생명을 잉태하는 사람, 즉 '술의 어머니'를 뜻한다.

이번 대회는 2011년부터 토종 벼 복원을 시작한 '우보농장'에서 주최하며,

현재 450여 품종의 종자를 복원하였고 그중 108종의 쌀로 술을 빚는 것이 이번 대회의 특징이다.


대회는 과거 일제 강점기 이전, 1500여 종의 토종 쌀로 막걸리를 빚었던 “막걸리의 나라”를 재현하고,

현대에 어울리는 주모를 찾기 위해 기획되었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자는 토종 쌀 4.4kg(술빚기용 4kg, 밥쌀용 400g)과

홍천 마마스팜의 혼합 누룩(쌀누룩+밀누룩+향온곡)을 받는다.

마마스팜은 향온곡 등 다양한 누룩으로 술을 만들며 특히 문삼이공으로 유명한 곳이다.


<막걸리 빚기 원칙>

이번 술빚기의 방식은 쌀 품종 고유한 특징을 확인하기 위해 단양주로만 빚어야 하며

지켜야 할 원칙들이 있다.


1. 보내준 품종의 쌀과 누룩 이외에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2. 쌀 품종 고유의 특성을 알기 위한 레시피로 단양주 방식으로 술을 빚는다.


3. 밑술에 사용하는 물 이외에 거른 이후 추가적인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4. 물을 희석하지 않은 원주 4리터를 우보농장에 제공한다.


5. 막걸리 빚기 과정과 레시피를 사진, 소리, 동영상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6. 해당 품종의 막걸리 시음회가 열릴 경우 가능한 참여하여 시음자들과 얘기 나눈다.


제출된 막걸리는 전국토종벼대회 및 1년 동안 이어지는 다양한 행사에서 시음용으로 활용된다.


내가 선택한 품종: '장나'

우선순위로 선택한 향곡, 돼지찰, 흑갱, 장나, 비단찰 중 최종적으로 '장나'가 선정되었다.

장나는 중생종 찰벼로 키가 110cm로 크고, 붉은색 까락과 검붉은 낟알이 특징이다.

밥을 지어보니 단맛이 강하고 끝에 쓴맛이 남았으며, 일반 찹쌀보다 찰기가 덜했다.

누르스름한 색과 숙성된 쌀뜨물과 같은 특유의 구수한 향이 특징으로 느껴졌다.


6일정도 누룩 법제를 해주면서 쌀은 매일 물을 갈아주면서 침지 작업을 해주었는데

토종벼의 특징인지 물에 오래 담궈도 수분을 머금는데 시간이 일반적인 쌀에 비해 오래걸렸다.


나의 술빚기 전략

재료: 찹쌀 4kg, 누룩 400g, 물 4L

침지 과정: 산장법으로 오랜 시간 침지하여 젖산 발효로 잡균 방지.


발효 방식: 발효통을 담요로 감싸 3일간 높은 온도로 발효 후, 18도 내외로 유지.


누룩 처리: 누룩취 최소화를 위해, 법제 후 누룩을 하루 동안 1L의 물에 불려 수곡만 걸러 사용.


이렇게 장나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이제 주모로서의 첫 걸음이 시작된 느낌에 설레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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