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by 박하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사이에서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중에 뭐가 더 중요해?”

오늘의 질문을 읽자마자 남편에게 물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게 아닐까? 내가 사랑을 해야

사랑받을 확률도 높아지니까.”


그 대답을 듣는 순간,

나 역시 오래된 기억을 떠올렸다.


남편과의 시작은 사실 내 짝사랑이었다.

어린 시절의 짝사랑은 그 자체로 스릴과 낭만, 애틋함이 뒤섞인 특별한 감정이었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설레는,

그 시간을 나는 충분히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내 마음을 눈치챈 걸까?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와 고백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나는 흔들렸다.

짝사랑을 계속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오히려 그의 고백보다 크게 다가왔다.

결국 나는 그의 마음을 거절했다.


뒤이어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또 상처를 받고서야 알았다.

내가 진짜 사랑했던 사람은

결국 남편이었다는 사실을.

용기를 내어 술기운에 솔직한 고백을 했고,

다행히 남편은 내 마음을 다시 받아주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함께 살아오고 있다.


돌아보면, 사랑은 한쪽의 감정만으로 오래 가지 못한다. 내가 일방적으로 사랑하기만 해도,

사랑받기만 해도 어느 순간 공허해진다.

진정한 사랑은 서로 주고받는 균형 위에서 비로소 단단해진다.


그래서 내 대답은 이렇다.

사랑하는 것도, 사랑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건 두 감정이

서로를 향해 평형을 이루는 것.

그 균형 속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오래도록 행복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평창의 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