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평창의 겨울로 떠났다.
대학교 동아리 선배들과 그 가족들이 함께한 여행
남편은 보드를 타러 리조트 슬로프로 향했고
나는 혼자 차를 몰고 평창의 풍경 속으로 들어갔다.
그날의 평창은 온통 하얗게 덮여 있었다.
어디를 가도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쌓여 있었고,
하늘마저도 흰빛을 머금은 듯 고요했다.
차를 달리다 우연히 마주친 한 공터.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 소복이 덮인 그곳은
마치 시간조차 멈춘 듯했다.
나는 그 눈밭으로 들어가 차를 세우고,
광고 속 모델이라도 된 듯 눈 위에 앉았다.
손으로 눈을 던지고, 하늘을 향해 웃으며,
한참 동안 셔터를 눌렀다.
그곳이 논인지 밭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잠깐이었지만 내 몸과 마음속 어둠은 다 지워지고
하얀 백지로 만들어 주던 순백의 공간이었다.
혹여나 땅주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괜히 눈치를 보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다.
평창의 눈은 단순히 풍경이 아니었다.
그 하얀 고요 속에서 나는
내 안의 복잡한 생각들이 서서히 가라앉는 걸 느꼈다.
세상의 소음이 모두 덮이고,
오로지 나만 남은 듯한 순간.
하얀색이 모든것을 차분하게 만들고 복잡한 마음을
잠 재울수 있다는 것을 그 곳에서 알게 되었다.
그때의 그 기억이 너무 좋아서
올겨울에도 다시 평창으로 갈 예정이다.
남편은 이미 시즌권을 예매했고,
나는 또다시 눈을 따라 달릴 예정이다.
다시 그 눈밭에 서서
올해의 나를 내려놓고,
새하얀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
새로운 2026년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