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보다 혼자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행복하다.
혼자 카페에 가거나, 혼자 나들이를 떠날 때의 그 여유로움이 좋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내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아마 그 이유일 것이다.
오늘의 질문은 ‘가장 가까운 사람 중 누가 가장 편한가’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외로 쉽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엄마는 좋지만, 요즘 들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실 때가 많다.
“이제는 나이가 드셔서 그러시겠지.” 하면서도
가끔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때 서운함이 스친다.
엄마에게 나는 여전히 ‘딸’일 뿐, 한 사람으로서의 ‘나’는 아닐 때가 있다.
여동생은 그때그때 다르다.
기분이 좋을 땐 세상 누구보다 가깝다가,
작은 일에도 마음이 상하면 멀어진다.
그래도 자매란 그런 것 아닐까.
먼저 연락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
남편은 다정하고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다.
하지만 유튜브나 동호회에 빠지면 세상과 단절된 사람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럴 땐 나도 모르게 거리를 두게 된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복잡해지는 감정이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내가 마음 편히 있을 수 있는 곳은 사람보다 ‘공간’이다.
그중 하나가 난난책방.
언제 가도 따뜻하게 맞아주는 정란쌤이 있고,
편히 앉아 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곳이
요즘의 나에게는 ‘쉼표 같은 사람’이자 ‘숨 쉴 수 있는 자리’다.
어쩌면 인생의 어떤 시기에는
‘누구와 함께 있느냐’보다
‘어디서 어떤 마음으로 있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