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상은 정리를 하고 나면 그 깨끗함이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아침에는 반듯했는데, 저녁이 되면 어느새 종이와 펜, 노트와 컵, 그리고 알 수 없는 작은 것들이 태양계마냥 빙글빙글 돌아다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 어수선함이 싫지 않다.
거실 한켠을 차지한 내 책상은 약 3미터.
길이만큼이나 내 하루의 풍경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글을 쓰고, 수업을 준비하고, 만들기를 하고,
다시 글로 돌아오는 모든 순환이 이곳에서 일어난다. 치워도 치워도 금세 도로 아미타불이 되는
마법의 공간. 그런데 그 속엔 나의 하루가,
생각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책상은 나에게 단순한 가구가 아니다.
그 위엔 오늘의 나가 있고, 내일을 준비하는 내가 있다.
때로는 전쟁터처럼, 때로는 작은 도서관처럼
변신하는 나의 우주.
그래서 나는 매일 이 책상 앞에 앉는다.
지금 이 어수선함조차도, 살아 있다는 증거 같아서.
언젠가 정말 깨끗하게 정리된 책상 위에 앉아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그날은 오늘보다 덜 살아 있는 날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안다 .
정돈되지 않은 책상이,
나다운 풍경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