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독서모임을 시작한 건 그림책 독서모임이었다.
울산에서 하브루타를 하는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작은 모임이었다.
처음이니 긴 문장의 책보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선택했다.
하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첫 모임에서 만난 책은 『팥빙수의 전설』이었다.
짧은 문장과 단순한 그림 속에 담긴 깊은 의미,
그리고 그 이야기를 두고 벌어진 다양한 해석들은
나의 독서 세계를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
그림책이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걸
그날 처음 깨달았다.
그전의 나는 늘 혼자 읽고 혼자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도서 판매 일을 하며 책과 가까이 지냈지만,
책은 나에게 일의 연장이었고,
감정의 교류보다는 습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모임을 통해 처음으로 ‘함께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생각 속에서,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그림책은 내 삶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요즘도 그림책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골라 진심을 담아 글을 쓴다.
책을 다 읽고 여운이 남으면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캘리 수업으로 이어가기도 한다.
최근엔 반구대 암각화를 주제로 한
그림책 수업 의뢰를 받았다.
울산의 문화재를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그림책으로 다시 풀어내는 작업은
나에게 또 다른 도전이자 기쁨이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시간은 결국
내가 더 많이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림책은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창이다.
앞으로도 나는 이 작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다.
책 속의 그림과 글이 내 삶의 또 다른 언어가 되어줄테니깐
그림책의 짧은 글을 읽으며
인생을 배우고
나는 여전히 성장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