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흔한 인사말] 송미경글/양양그림/주니어RHK
♡ 박하샘의 이야기
『아주 흔한 인사말』에는 세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려 있다.
이번 신작은 송미경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어른처럼 유창하게 말을 한다.
하지만 주인공 설이는 말을 하지 못하고 울음으로만 표현한다.
말 잘하는 아기들 사이에서 말하지 못하는 설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하다.
태어나자마자 어른 같은 말을 쏟아내는 아기들의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낯설다.
나는 이 장면을 통해 ‘조기 교육’, ‘남들보다 빨라야 한다’는
어른들의 욕심을 풍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들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는데,
어른들의 조바심과 기대가 그 흐름을 앞질러 버리는 건 아닐까.
부모의 걱정 속에 있던 설이가
결국은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며
이 동화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아이들은 이미 자기 속도로 잘 자라고 있다”고.
두 번째 이야기 〈귀여웠던 로라> 를 읽는 순간
낯설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어? 이 이야기,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는데?’
기억을 더듬어 책장으로 향했다.
송미경 작가의 『어떤 아이가』를 펼쳐 보니
로라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2013년에 출간된 책 속 이야기였다.
10년이 넘도록 아이들의 마음을 향해
동화를 써온 작가라는 사실이 더 반갑게 다가왔다.
이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작가는 어른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에서 출발한다.
아이를 위한다면서
정작 아이의 마음은 보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는 듯하다.
“조금만 아이 쪽으로 와 달라”고.
세 편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아이를 위한 동화이면서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가르치려 들기보다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누라는 말처럼 느껴졌다.
오랜만에 만난 동화 한 권이 어른인 나에게도
부드럽게 말을 걸어왔다.
♡ 박하샘의 밑줄
“지금 우리 모두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이
실은 어느 날 한순간에 일어난 거군요.”
― 〈아주 흔한 인사말〉 중에서
“난 더 이상 자라지 않겠구나. 다행이야.”
― 〈귀여웠던 로라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