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동대표를 맡았던 신랑과 옆에서 힘들어하는 그를 지켜 봤던 나로서는 사람의 이중적인 모습에 분노를 넘어 환멸을 느꼈다. 그런 2년의 시간을 갈무리하고자 적었던 글이다. 어느 날 화장대 앞에 앉아 글을 쓰는데 신랑이 뒤에서 말했다.
"이 글 올리게?"
"응!"
"난 안 했으면 좋겠는데... 혹시나 이웃들이 보면 어떡해?"
"설마 보겠어?! 그리고 본다고 뭐!? 내가 틀린 소리 한 것도 아니잖아!"
무식한데 용감하면 무섭다고 했던가. 난 발행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주문을 건다. 글의 반응을 살피지 않으리. 브런치의 마력에 혹사당하지 않으리. 상처 받지 않으리. 주문의 효력은 무용지물. 의지와 다르게 손은 브런치 어플을 수시로 눌렀다.
'한 번만 더 보자. 딱 한 번만 더.' 브런치 마력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렇게 네댓 번을 보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글을 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3만을 찍은 것이다. 아... Daum에 노출됐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홈&쿠킹 카테고리에 첫 글로 실려 있었다. 몇 번 경험해본 일이라. 나는 안다. 조회수와 라이킷&구독자의 증가수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그로 인해 내 글이 속 빈 강정에 불과하구나 싶어 상처 받기도 여러 번이다.
좀 더 나은 글을 쓰고자 노력했음에도 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진실은 잔인했다. 혼이 스르르 땅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근데 이번 양상은 달랐다. 조회수가 무섭게 올라갔다. 10만을 넘었다..... 얼마 후 20만을 훌쩍 넘었다. 이럴 수가. 내 글이 20만을 넘다니.....
더군다나, 구독자 수는 총 29명 증가! 라이킷 수도 90을 넘었고, 댓글 다는 분들도 많았다. 공유는 무려 12번이나 이루어졌다. 브런치 생에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내 손을 떠난 글이 어마 무시한 관심을 받자 덜컥 겁도 났다. 대체 어디까지 뻗어갈까. 많이 읽힌 만큼 악플이 달리는 건 아닐까....
내 글은 그 간 이웃에 시달렸던, 시달리고 있는 분들의 감정들로 날개를 달며 높이 더 높이 날아갔다.
귀신에라도 홀린 듯 여느때보다도 더 브런치 어플을 눌렀다.
둘째가 밥 먹을 때도, 첫째가 나를 부를 때도, 마트에 가서도, 화장실에 가서도 브런치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가 되자 난 제재를 위해 감행한다. 여느 때처럼 어플을 삭제한 것.
브런치에 모든 신경을 모으니, 일상을 살아낼 수 없었고, 살림에도 속도가 안 났다.
분에 넘치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일상도 살아야 했다.
아이들이 자고 난 뒤에야 노트북으로 브런치에 접속했다. 들떴다. 글의 반응을 느지막이 살폈다. 댓글에 답변도 달았다. 짧은 글을 쓰듯 조심스럽게 맞춤법도 맞춰가며 33개의 댓글에 답했다. 댓글 다는 게 쉽진 않았지만 행복에 겨웠다. 두 번 다신 안 올지도 모를 일이므로.
근데 손에 쥘수록 더 큰 걸 쥐고 싶어 하는 진리를, 만족은 더 큰 만족을 바라게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머리에 종이 울리며 득도한 느낌이었다.
조회수가 엄청나게 올라가는데도, 구독자 수가 무려 20명이 넘도록 늘어났는데도. 더더더더를 바라게 되는 마음. 이러다 브런치 카카오톡에 내 글이 소개되는 건 아닌지 기대까지 하게 됐다. 문득 구독자가 천명이 넘고, 주목받는 작가가 되더라도 욕심은 끝나지 않겠다는 걸 은연중에 짐작했다.
구독자 수, 조회수에 집착하지 말고, 반응보단 깊이 있는 글을 쓰는 데에 열중하자고 각오를 다진다. (쉽진 않겠지만.)
그 과정에서 브런치 어플을 수차례 지울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까.
쓰고 또 쓰다 보면 글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어느 날 아무 예고도 없이 이번과 같은 일이 생기기도 하겠지.
한 번의 풍족, 여러 날의 궁핍을 지나며 하루하루를 쌓아갈 테지.
장애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저 끝 어딘가. 장애물을 넘고, 기고, 치우며 다다른 끝에는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