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어플을 수 차례 지울지라도 나아가 보리라.

<이웃들에게 환멸을 느끼다>에 많은 관심과 공감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내가 구독하는 작가, 좋아하는 작가, 선망하는 작가의 브런치 글을 읽다 보면 그중에는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글들이 있다. 라이킷 수는 무려 100을 넘고, 댓글도 30개 이상 달려있다.

그 글을 읽고 나도 라이킷을 누른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내게 향한 물음은 항상 가망성 제로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버티고 쓰다 보면 언젠간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0.00001%일지도 모를 가망성을 버리지 못했다.

브런치에서 많은 공감을 받는 게 인생을 바꿔줄 일도 아닌데, 놓지 못하고 바라고 또 바랐다. 너무 높은 목표를 삼은 건 아닐까. 계속 상처 받진 않을까. 생각은 꼬리를 물다 이내 혼자 체념하며 쓰고 또 쓰는 시간을 보냈다.



하늘이 반쪽으로 갈라진 걸까.

<이웃들에게 환멸을 느끼다>라는 글이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2년 동안 동대표를 맡았던 신랑과 옆에서 힘들어하는 그를 지켜 봤던 나로서는 사람의 이중적인 모습에 분노를 넘어 환멸을 느꼈다. 그런 2년의 시간을 갈무리하고자 적었던 글이다. 어느 날 화장대 앞에 앉아 글을 쓰는데 신랑이 뒤에서 말했다.

"이 글 올리게?"

"응!"

"난 안 했으면 좋겠는데... 혹시나 이웃들이 보면 어떡해?"

"설마 보겠어?! 그리고 본다고 뭐!? 내가 틀린 소리 한 것도 아니잖아!"

무식한데 용감하면 무섭다고 했던가. 난 발행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주문을 건다. 글의 반응을 살피지 않으리. 브런치의 마력에 혹사당하지 않으리. 상처 받지 않으리. 주문의 효력은 무용지물. 의지와 다르게 손은 브런치 어플을 수시로 눌렀다.

'한 번만 더 보자. 딱 한 번만 더.' 브런치 마력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그렇게 네댓 번을 보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글을 올린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3만을 찍은 것이다. 아... Daum에 노출됐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홈&쿠킹 카테고리에 첫 글로 실려 있었다. 몇 번 경험해본 일이라. 나는 안다. 조회수와 라이킷&구독자의 증가수는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그로 인해 내 글이 속 빈 강정에 불과하구나 싶어 상처 받기도 여러 번이다.

좀 더 나은 글을 쓰고자 노력했음에도 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 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진실은 잔인했다. 혼이 스르르 땅으로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근데 이번 양상은 달랐다. 조회수가 무섭게 올라갔다. 10만을 넘었다..... 얼마 후 20만을 훌쩍 넘었다. 이럴 수가. 내 글이 20만을 넘다니.....

더군다나, 구독자 수는 총 29명 증가! 라이킷 수도 90을 넘었고, 댓글 다는 분들도 많았다. 공유는 무려 12번이나 이루어졌다. 브런치 생에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내 손을 떠난 글이 어마 무시한 관심을 받자 덜컥 겁도 났다. 대체 어디까지 뻗어갈까. 많이 읽힌 만큼 악플이 달리는 건 아닐까....

내 글은 그 간 이웃에 시달렸던, 시달리고 있는 분들의 감정들로 날개를 달며 높이 더 높이 날아갔다.



귀신에라도 홀린 듯 여느때보다도 더 브런치 어플을 눌렀다.

둘째가 밥 먹을 때도, 첫째가 나를 부를 때도, 마트에 가서도, 화장실에 가서도 브런치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가 되자 난 제재를 위해 감행한다. 여느 때처럼 어플을 삭제한 것.

브런치에 모든 신경을 모으니, 일상을 살아낼 수 없었고, 살림에도 속도가 안 났다.

분에 넘치는 일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일상도 살아야 했다.

아이들이 자고 난 뒤에야 노트북으로 브런치에 접속했다. 들떴다. 글의 반응을 느지막이 살폈다. 댓글에 답변도 달았다. 짧은 글을 쓰듯 조심스럽게 맞춤법도 맞춰가며 33개의 댓글에 답했다. 댓글 다는 게 쉽진 않았지만 행복에 겨웠다. 두 번 다신 안 올지도 모를 일이므로.



근데 손에 쥘수록 더 큰 걸 쥐고 싶어 하는 진리를, 만족은 더 큰 만족을 바라게 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머리에 종이 울리며 득도한 느낌이었다.

조회수가 엄청나게 올라가는데도, 구독자 수가 무려 20명이 넘도록 늘어났는데도. 더더더더를 바라게 되는 마음. 이러다 브런치 카카오톡에 내 글이 소개되는 건 아닌지 기대까지 하게 됐다. 문득 구독자가 천명이 넘고, 주목받는 작가가 되더라도 욕심은 끝나지 않겠다는 걸 은연중에 짐작했다.



구독자 수, 조회수에 집착하지 말고, 반응보단 깊이 있는 글을 쓰는 데에 열중하자고 각오를 다진다. (쉽진 않겠지만.)

그 과정에서 브런치 어플을 수차례 지울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까.

쓰고 또 쓰다 보면 글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어느 날 아무 예고도 없이 이번과 같은 일이 생기기도 하겠지.

한 번의 풍족, 여러 날의 궁핍을 지나며 하루하루를 쌓아갈 테지.

장애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저 끝 어딘가. 장애물을 넘고, 기고, 치우며 다다른 끝에는 뭐가 있을까.

부디 묵묵히 나아간 시간들이 아픔으로 돌아오지 않길 간절히 믿어본다.

어제와 같이 오늘을 견디며, 그렇게 난 또 나아간다.









P.S) <이웃들에게 환멸을 느끼다> 에 많은 관심과 공감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

제 글로 작게나마 위안을 삼고 감정과 스트레스를 발설하며 가벼워지셨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이미치 출저: © andrew_gook, 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