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시기가 다가오는 게 무섭다

<본문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AZ」로 명칭 한다>



"AZ 접종한 여자가 사지마비가 됐대!"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이 말했다. 기가 차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핸드폰을 건네 기사를 보여줬다.

기저 질환이 없던 4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AZ 접종 직후 두통을 호소했고,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일주일이 지날수록 증상은 심해졌다. 급기야 사물이 겹쳐 보이는 '양안 복시'가 나타났고, 31일 병원 입원 후에는 사지 마비 증상까지 나타났다는 내용이었다. 병원 진단명은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이 같은 사례는 또 있었다.

4월 16일 하동 군청 소속 20대 공무원은 AZ를 접종했다. 이튿날부터 '가벼운 감기 증상처럼 몸이 무겁다'며 그는 하루 결근했다.  3주 차가 되자 두통과 함께 팔, 다리가 저리고 마비되는 증상이 생겼다. 다음 날 전남 순천시의 한 병원을 거쳐 전남대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이 남성 역시 뇌출혈 진단을 받았으며 40대 여성 간호조무사처럼 기저 질환이 없던 건강한 상태였다.



혀가 내둘러졌다. 어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

AZ 접종 후 심한 고열과 구토로 입원한 사례, 사망한 사람도 있으며, 급기야 AZ 혈전 문제로 유럽 국가들은 AZ 접종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4월 28일에는 식약처에서 AZ 주의사항에 '특이 혈전증'을 추가했다. 이런 소식을 TV나 핸드폰으로 접할 때면,  두려움이 바닥 밑에서 기어 올라와 내 몸을 꽉 조인다.



왜 AZ 백신은 유독 부작용이 많은 걸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의들의 영상을 찾아봤다.

그러 던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류 되어야 하는 이유> 라는 제목을 봤다. 4월 13일에 올라온 최신 영상이었다. <비욘드닥터>라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전영도 교수님은 심장내과 분과 전문의, 삼성 서울병원 성균관대 외래교수인 분이다.



그는 입을 뗐다. 요새 많은 의사들이  AZ 접종 시 '이점이 백신의 위험성보다 크니' 맞으라고 권유하는데, 본인은 이와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집단의 이점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그들을 개개인으로 본다면? 그리고 그 개인이 내 가족이라면?! '보다 이점이 큰 쪽'이 아니라 '보다 위험성이 낮은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는 이어서 2021년 4월 9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NEJM」에 <AZ 백신에 의한 혈전증 사례 논문>을 바탕으로 'AZ에 의한 치명적인 혈전 부작용'에 대해 설명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논문들의 공통점이다.


공통점이란, AZ에 의한 혈전증이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에서 생성된 혈전증과 기전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헤파린 유도 혈소판 감소증」이란, 헤파린 투여 중 생성된 항체가 헤파린에 달라붙어 헤파린(항응고제/피가 응고되지 않게)의 기능을 못 하게 하는 질환이다.

풀어 설명하자면, 헤파린이 혈액 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의 PF4(platelet factor 4)라는 물질이 헤파린과 합체된다. 우리 몸은 이 합체물을 적으로 인식하여  항체를 만들고 이 항체도 합체물에 달려들게 된다. 그렇게 헤파린과 PF4 그리고 항체가 하나로 합쳐진 이 녀석은 혈소판(혈액의 응고나 지혈작용에 관여)을 자극하여 혈전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기전이 AZ에 의한 혈전증과 어떻게 흡사하다는 거지!?

AZ 백신이 혈액 내로 들어오면 백신 안의 무언가가 PF4(platelet factor 4)와 만난다. 이 상황에서 생성된 항체가 여기에 달려들고 이 합체물이 혈소판을 자극해 혈전을 형성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항체가 많이 생성될수록 혈전 발생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그렇다면 AZ 백신에 의한 치명적인 혈전 부작용을 어떻게 피해야 할까?

항체가 대량 생성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AZ 접종 금기 대상'으로 규명화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물론, 아직은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니 정확하게 조건을 찾아내서 규명하긴 어렵겠지만, 조금이나마 혈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면 '접종 금기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만약, 그 사람이 내 가족이라면!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도 교수님은 의료진이기 때문에  AZ를 맞을 수밖에 없었으나 가족에게는 권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접종 금기 대상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최대한 조심히 지내면서 기다리다가 가족에게 다른 회사의 제품(화이자 or 모더나)을 접종시킬 거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영상으론 홍혜걸 박사의 유튜브를 보게 됐다.

<아스트라백신 효능과장 논란, 뉴욕타임스 보도/ 긴급브리핑>이라는 제목은 심상치 않았다. 영상은 2021년 3월 24일에 올라온 것이었다. 눈을 핸드폰에 단단히 고정했다. 홍혜걸 박사의 설명은 귀에 쉽게 박혔다.



홍혜걸 박사는 촬영 2시간 전 뉴욕타임즈 기사를 봤다. 기사를 본 그는 이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비난과 매도를 감수하고라도 긴급 브리핑을 하게 됐다고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뉴욕타임즈 기사 내용은 이랬다.

AZ가 미국 FDA 승인 심사를 위해 제출한 임상 실험 자료가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FDA 관료들과 전문가 그룹이 AZ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이었다.

즉, 아스트라제네카는 자기들에게 유리한 옛날 자료 몇 개를 섞어서 FDA에 제출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감염병 연구 소장 '엔소니 파우치 박사'는 '공적인 신뢰를 훼손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비난했고, 홍혜걸 박사도 흥분하며 이건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가 발행되기 전 아스트라제네카의 FDA 승인은 곧 이루어진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며 AZ는 FDA 승인을 받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혜걸 박사는 씁쓸해하며 말했다.


"제가 AZ를 맞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어떡하겠어요~ 맞아야지. 그거밖에 없으니까요. 다른 백신은 턱없이 부족하니까요!! 캐나다는 인구의 6배나 많은 백신 물량을 확보하고도 접종을  서두르지 않아요.  왜냐하면 부작용을 봐가면서 놓겠다는 거죠. 그게 부작용을 대처하는 진정한 자세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다른 백신이 시의적절하게 많이 있었다면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었는데 참 아쉽습니다"



홍혜걸 박사를 포함한 다수의 의사들은 AZ가 논란은 많지만 그래도 이해득실을 따지면 맞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앞에서 언급한 전영도 교수처럼 맞지 말고 다른 백신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비난을 감수하며 소신 발언을 하는 이도 있다. 여기에 한 분 더해  <부산의사 김원장>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김경렬 원장 역시 다른 이들에게 반드시 AZ를 맞으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토로했다. 소신 있게 말하는 의사에게 난 왜 더 신뢰가 가지!?


맞으라는 다수의 의사와 맞지 말라는 소수의 의사 사이에서 나 같은 일반인은 어떡해야 할까?

소신 발언을 하는 이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경이다.



여에스더 박사는 AZ를 맞는다면 본인은 혈전 위험 요인(적은 활동량, 염증성 질환, 여성 호르몬제 복용, 높은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항체가 좀 덜 생성된다 하더라도 아스피린을 먹고 맞으면 덜 불안하겠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굿라이프> 채널의 김유근, 강진우, 이경민 의사는 AZ 접종 후 모두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김유근 의사는 아무 부작용이 없었고, 강진우 의사는 타이레놀을 복용했음에도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이경민 의사는 근육통만 살짝 왔으나 접종 다음날 엉덩이와 허벅지 쪽이 아팠다고 말했다. 다른 의사들의 경우엔 너무 힘들어서 수액을 맞은 분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혈전 위험요인이 높은 의사는 예방 차원에서 접종 전 아스피린을 복용하겠다며 대처 계획을 세우는데,  의학에 무지한 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우리 가족들은 어떡해야 할까. 접종 후 타이레놀로 버텨야 하는 건가? 그거면 되는 건가? AZ를  접종 하긴 해야 하는 건가?!



이 시점에서 백신 선택권이 없다는 게 참으로 속상하다.

이왕 맞는 거 돈을 더 내서라도 A급을 맞고 싶지 논란이 많은 B급을 맞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는 게 슬프다. 접종 3분기가 다가오는 게 무섭다. 아마 그때까지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 참고 자료 -

<40대 간호조무사>

https://www.dailian.co.kr/news/view/983073


<하동 군청 소속 20대 공무원>

http://www.seoulec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0285


<4월 27일 식약처 AZ 백신 주의사항에 '특이 혈전증' 추가>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46110


<비욘드 닥터>

https://www.youtube.com/watch?v=WkNqOytPals&t=315s


<부산의사 김원장>

https://www.youtube.com/watch?v=idskC8yMH5g


<의학채널 비온뒤 - 홍혜걸>

https://www.youtube.com/watch?v=mLJlQmy1XGo


<의학채널 비온뒤 - 여에스더>

https://www.youtube.com/watch?v=9M0xAmojvIE&t=1124s


<굿라이프>

https://www.youtube.com/watch?v=oidL9wsS_T0


<닥터 인사이드>

https://www.youtube.com/watch?v=EwA93K-1S-M


<서울대 병원 TV>

https://www.youtube.com/watch?v=0U5YBH8OqKA&t=78s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시국에도 엄마가 꿈을 놓지 못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