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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봄날]마녀 체력-이영미

꿈을 대하는 태도.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만족도: ★★★★★


▒ 꿈을 향해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저자는 25년 넘게 에디터로 살며 170여 권이 넘는 책을 만들었고, 손미나, 이적, 구혜선, 나영석, 정혜윤 등 다양한 사람들과 책을 만들고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킨 ‘대편집자’ 이다.

마흔이 될 때까지 책이 좋아 하루 종일 책에 둘러싸여 책상 앞에서 씨름하던 나날을 보내던 중 나약해져 버린 본인의 체력을 체감하며 운동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걷기와 수영을 했고, 적응이 되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며, 출퇴근할 때 전용 애마로 요긴하게 사용한다.

그러다 트라이애슬론(수영ㆍ사이클ㆍ마라톤의 세 종목을 연이어 겨루는 철인 3종 경기)  에 빠져든다.

점점 강인해져가는 체력과 함께 정신력 또한 강해지며 튼튼한 체력이 튼튼한 정신력을 만든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날부터 그녀는 강인하고 우아하게 늙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늘어놓을 때면 당장에라도 현실을 박차고 달리고 싶다는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20대 때에 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마음이 답답하거나 우울할 때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정처 없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달렸다.

시원한 공기가 콧구멍으로 들어가 머리를 맑게 해주며 정신을 또렷하게 해주고, 감정의 불순물들을 땀으로 배출하는 쾌감과 후련함을 잊을 수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둘째가 어서 커서 그때처럼 걷고, 달리고, 자전거를 타며 덕지덕지 붙어 있는 불순물들을 쥐어짜고 싶다는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트라이애슬론에 관한 에피소드를 넘어 나에게 꿈에 대한 조언과 격려를 해주었다.

기대하지 않은 상태에서 격려를 받으니 더욱 위안이 되었던 듯하다.

마치 깜짝 이벤트를 당한 느낌이랄까...

그녀가 트라이애슬론이라는 즐거움에 다가가는 과정이 꿈을 향하는 과정과 유사하기에 책을 읽는 내내 꿈에 대한 생각과 목표와 과정들을 어찌 이끌어 나갈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올해 말에 또 한 권의 책을 출간하겠다는 꿈을 잡았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이 발목을 잡고 있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항상 내 주위에서 압박했다.



6살이 된 첫째와 8개월 차가 된 둘째로 인한 육아와 살림이라는 큰 짐이 내 등에 메어져 있는 한, 일상은 규칙적이지도 않고, 예상할 수도 없이 흘러가기에. 

꿈을 잡으려는 포부는 희망이라는 가능성을 시름시름 갉아먹었다.



이로 인한 괴로움은 올해 2월 최고조에 달했었다.

같은 선상에 놓여 있던 주변인들이 하나 돌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책을 출간할 때면 나도 그들처럼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몰려왔다.

축하와 동경 뒤에는 그들의 성장으로 인한 마음의 멍이 점점 커져갔다. 



나도 그들처럼 20대였다면, 싱글이었다면, 아이가 없었다면,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다면 함께 성장해나갔을 텐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의 족쇄가 한없이 암울하게만 느껴졌다.

그럼에도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강해졌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11시에 부리나케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도 하고, 이른 새벽에 둘째가 깨면 마저 재우고 3시간도 푸욱 자지 못한 상태에서 오기로 글을 적기도 했다.



그러나 둘째가 클수록 손은 더 많이 갔고, 내 시간을 쥐어짜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유식도 시작하여 식단표대로 만들기 바쁘고, 낮잠 자는 시간도 줄어들면서 케어해야 하는 시간은 늘어갔다.

살림하고 아기 재우고 숨 쉴 틈 없이 이유식을 만들고 둘째가 깨기 전 잠깐의 휴식이 단비처럼 주어질 때면 푸욱 자지 못한 내 몸뚱어리는 자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그렇지만 마음의 구멍은 그럴 수 없다고 처절하게 소리쳤다.

그렇게 멍한 머리를 이고 독서를 하거나 글을 썼다.


육아라는 게 변수가 워낙 많다 보니, 짬 시간이 나는 날도 들쑥날쑥이며, 아예 내 시간을 갖지 못하고 넘어가는 날도 허다하다.

잠을 줄여서라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책상에 앉아 보지만, 3시간이라도 푸욱 자지 못한 체력은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고 번번이 무너져내렸다.

그럴 때면 마음에 구멍은 한없이 커져갔고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갈증은 심해졌다.

그런 날이 쌓이다 보니 무기력 해졌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목적도 없이 핸드폰을 뒤적이고, 티브이를 보기도 했다.

분명 나의 초점은 핸드폰과 티브이를 향하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구멍 뚫린 마음을 쓸쓸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어려운 고비를 걷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용기와 위로와 응원을 듬뿍듬뿍 담아주었다.


'그래.... 삐걱삐걱 움직이는 마음의 공장을 잠시 멈추고, 그동안 걸어왔던 발자취를 돌아 보자.'


불과 1년 반전만 해도 잠자고 있던 블로그를 깨웠을 때 바랬던 바가 생각난다.


'25명인 블로그 이웃이 50명만 넘었으면 좋겠어. 볼 것도 없는 초라한 블로그에 이웃 추가를 해주는 분들이 있기는 할까....'


다행히도 그때의 난 해야 한다는 목표 의식보다는 그저 즐기며 꾸준히 해나갔다.

조금씩 나의 흔적을 남기고, 천천히 그렇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나를 지지해주는 63명의 이웃들이 생겼고 그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과연 이룰 수 있을까 싶던 일이 이루어진 것은 조급함을 멀리하며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꾸준히 걸어 나갔기에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독서 한 후 리뷰를 올리다 보니 글쓰기에 재미를 느꼈고, 쓰면 쓸수록 온전해지는 나를 만났고, 책을 출간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다 보니 높은 벽처럼 느껴지던 브런치 작가도 되었다.

현재를 즐기며 한 발 한발 내디뎠던 선택과 발자취들이 불과 1년 반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위치로 나를 데려다주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소하게나마 꾸준히 해나간다면 미래에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는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욕심과 조급함을 버린 채  꾸준히 나아가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꿈을 대하는 태도라고 저자는 말해주었다.







수많은 밑줄을 정리하다 보니 두 개의 부류로 나뉘었다.


1. 꿈에 대한 조언과 격려의 구절

2. 어떻게 늙어갈지에 관한 구절



우선 <1. 꿈에 대한 조언과 격려의 구절>들을 정리해본다.

정리한 글귀들은 위태로운 이들에게 할 수 있다고! 정신 차리라고! 토닥여 준다.



해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어제 한 것만큼 오늘도 빠뜨리지 말고, 그저 조금씩 단련하는 것. 

주어진 환경과 처지에 맞게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으며, 먼 결승선을 보며 서두르기보다는 내 앞에 놓여진 길과 하루하루 던져진 약속들을 지켜내자고 다짐하게 한다.









꿈을 이루기 위한 조언과 격려와 응원




영웅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걸 하지 않는다.



- 로맹 롤랑 -




[p.9] 들어가는 말

이 책에서 들려줄 갖가지 일들을 겪는 동안, 처음엔 마음에 작은 파문 하나가 일었을 뿐이다. 그것은 자꾸만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 나갔고, 그로 인해 몸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 달라진 몸이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히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할 만큼 완전히 딴 사람으로 살고 있다.




[p.10]

탁월한 사람들이 성취한 경험을 들으면 부럽긴 해도 따라 할 생각은 잘 못하는 법이다. 그 사람은 뛰어나고 나는 평범하니까.

"우리의 허영심과 자기애가 천재 숭배를 조장한다. 천재를 우리와 동떨어진 특별한 존재로 여길수록, 우리의 부족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신적인 존재'로 부르면 우리는 그와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니체의 말처럼, 라파엘로 수준의 그림이나 셰익스피어처럼 희곡을 쓸 수 있는 재능은 천재니까 가능한 거라고 믿는다. 아니면 신의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든가.

하지만 위층 할머니나 옆집 아줌마가 해냈다는 얘기를 들으면, 어쩐지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 한 일을 나라고 왜 못할까 싶기 때문이다.

(다분한 재능을 가진 동경의 대상을 자격지심에서 떨쳐내려면 그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로 치부해야 마음이 편하고 체념된다. 그들을 따라갈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게 열등감을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이기에, 괴롭다면 그들과 내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p.24]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며 자기 합리화에 능하다.

반성이나 깨우침이 강렬하게 찾아와도, 즉각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만다. 내가 존경하는 업계 선배 김준희 대표는 자신의 저서 <서른과 마흔 사이,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삶의 차이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일어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상반되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p.95]

가까이 꽂아 두고 반복해 읽곤 하는 책 <두려움, 행복을 방해하는 뇌의 나쁜 습관>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만약 당신더러 폭포를 향해 사납게 날뛰는 강물을 건너라고 한다면? 그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할 것이다.

"그런 짓을 하다니, 내가 미쳤어?"

그렇게 해서 자식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강물을 건너겠는가? 이번엔 얼른 대답하지 못하고 생각을 해 봐야 할 것이다. 만약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어떨까? 많은 부모들이 아무리 두려워도 두말 않고 뛰어들 것이다.

'용기'란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두려움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가 생기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p.98] 연습은 경험을 낳고, 경험은 두려움을 이긴다

이것은 비단 운동뿐 아니라 일이나 일상생활, 다른 취미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귀찮거나 두려워서 아예 연습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못하는 거다.

(하루에 하나씩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p.100~102]

"연습은 어제보다 잘하려고 매일 단련하는 종류의 끈기를 말한다. 그러니까 특정 영역에 관심을 느끼고 발전시킨 다음에는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하고 난관을 극복하며 기술을 연습하고 숙달시켜야 한다. 하루에 몇 시간씩, 몇 주, 몇 개월, 몇 년 동안 자신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반복 연습해야 한다. 그릿은 현재에 안주하기를 거부한다. 관심이 무엇이든, 이미 얼마나 탁월한 수준에 이르렀든 상관없이 그릿의 전형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보다 나아질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

연습하면 익숙해지고, 그 익숙함은 경험이 된다. 두 번, 세 번 경험이 많아질수록 처음 가졌던 두려움은 사라진다. 어느새 작은 성공의 짜릿함을 맛보게 된다. 그러니 책상에 앉아 공부만 잘하는 사람보다,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본 사람이 어디서든 훨씬 적응을 잘한다. 부모가 어린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워야 하는지, 여기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p.104]

다른 운동은 물론 모든 취미 활동 역시 마찬가지로 타인들과의 교류가 필요하다. 사람은 그런 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회적 동물이니까.

(블로그에 글을 공개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애써 외면하며 모른척했던 속마음을 마주해보니, 알아채지 못했지만, 나는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한 갈증을 블로그로 풀었던 듯하다.



말을 잘 못하고, 마음속 이야기를 잘 드러내지 않는 나는. 글로써, 얼굴도 모르는 이들에게 내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고, 관심 좀 가져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그들이 공감해주면 세상에 소속된 오롯한 존재가 된 듯했다.



이 구절 중 '인간은 타인과의 교류에서 행복을 느낀다'라는 말에서 관심 종자라고 몰아세우기보다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당연한 감정이라고 정리해 주었다.)




[p.114]

일도 마찬가지다.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가 주어졌을 때, 미리 걱정해 봤자 불안만 가중된다. 그럴 때는 목표와 시간을 잘게 나눠서 우선할 수 있는 일부터 처리한다. 그렇게 한 단계씩 해치워 나가면 어느새 훌쩍 목표에 다가가 있다.

(···)

"이 또한 지나가리라." (···) 책을 만들 때, 어떤 원고는 유독 나를 괴롭힌다. 과연 책으로 나올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진행하는 과정이 힘들다. 판매기대가 높은 대작일수록 그런 어려움과 부담감은 더 심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미시령 고개를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이 고통 또한 반드시 지나가리라. 곧 정상에서 다운힐을 하며 맛볼 시원한 바람을 상상하면서, 힘든 하루를 넘긴다.




[p.116~117]

평지로만 달리는 사람이 처음엔 빨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오르막에서 쳐졌던 속도는 내리막에서 다 보상받는다. 사실 희열을 넘어서서, 높은 고개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보상은 따로 있다. 평지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 '근력'이다. 고개를 넘는 동안 몸에도, 마음에도 근력이 생긴다. 다음에 또 고개를 만나면 왠지 만만하게 느껴진다. 그런 근력이 쌓여 실력이 되는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어찌 고개를 오르지 않겠는가.

(···)

우리가 고난을 헤쳐 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적막하고 막막한 언덕길을 나 혼자 올라가노라면 쉽게 포기해 버리고 싶다. 멈춰 서서 질질 울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주위의 따뜻한 시선과 응원이 있다면 나도 몰랐던 쟁여 놓은 힘까지 끌어낼 수가 있다. 아마도 그런 '연대'의 맛에 사람들과 어울려 자전거를 타는 건지도 모른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옆에서 연대하며 응원해주는 이웃들이 있어서 나는 나아갈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들을 보며 자극도 받고, 격려도 받으며 멈추지 않고 걸어 나갈 수 있는 걸지도 모른다.)




[p.126]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어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어떤 사람은 노력해서 안다.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꿈으로 향하는 여정을 격려해주고 응원해주고, 토닥여 주었다.)




[p.129~130]

처음부터 순식간에 잘할 거라고 마음먹었다면 제풀에 지쳐 시들해졌을 것이다. 나는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빨리빨리 잘 해내고 싶지도 않다. 나의 희망사항은 그저 늘 현재형으로, 어제 한 것만큼 오늘도 빠뜨리지 말고, 그저 조금씩 단련하는 것이다. "내가 왕년에는 어쩌고저쩌고" 떠벌이고 싶지 않다. "지금은 예전처럼 못하지만 블라블라" 자조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 환경과 처지에 맞게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꾸준히 몸의 근육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나도 이렇게 마음먹어야 한다. 조급해하지 말고, 그날그날 육아에 맞춰 조금씩이나마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꾸준히!!)




[p.135~136]

스포츠를 하는 여자아이들은 사회에 나가 리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실제로 94퍼센트의 여성 리더가 어릴 때 스포츠를 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특히 남자와 같은 필드에서 겨뤄 보고 때때로 이기는 경험이 반복될수록 여자들의 자신감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남자를 이겨 보는 경험은 비단 스포츠의 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그대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일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눈빛이 흔들리지 않으며, 태도에 결기가 생긴다.








[p.184]

책으로 남의 생을 주르륵 읽어 내는 것은 쉽다. 하지만 모험을 결심하고 반전을 이뤄 내는 데 들어간 당사자의 시간이나 고통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럼에도 "온전하게 현재에 존재하는 느낌, 진정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어떤 것을 하고 있을 때 느끼는 희열" 때문에 그 길을 따라간다. 

(내가 글 쓰는 이유를 명확히 정리해주는 대목이다.)

(···)

닥쳐온 모험을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내 인생도 한 편의 영웅 드라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자. 오히려 가장 민감한 내 아킬레스건을 극복해서 반전을 일으켜 보자. <인간의 품격>을 쓴 데이비스 브룩스는, 영웅은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고 말한다.

"고대 그리스의 데모스테네스는 말을 더듬었음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말을 더듬었기 '때문에' 위대한 웅변가가 되었다고들 한다. 결함이 오히려 그와 관련된 기술을 완벽하게 연마하도록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캠벨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 자기 인생의 영웅이 될 수 있다. 위대하든 소박하든, 영웅은 영웅이다.




[p.237]

대중 앞에 서는 용기와 말솜씨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여전히 '내가 왜 이런 일을 택했을까' 소화가 안 될 정도였다. 하지만 곧 몇 가지 요령을 깨달았다. 내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얘기할 것, 콘셉트를 정해 발표 자료를 만들 것, 자료를 안 보고도 흐름을 알만큼 내용을 숙지할 것. 여기까지는 주로 편집자의 노하우에서 배운 것이다.

나머지는 운동을 통해 배웠다. 말하는 데도 연습이 필요하다. 경험이 쌓일수록 말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좌중을 휘어잡는 자신감이다.




[p.238]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했다는 축사는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많은 이들에게 화자 되었다. 미래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그가 선택한 과거의 일들이, 뒤돌아보면 현재 이뤄 놓은 성과들과 모두 이어져 있다고 했다. 그러니 현재 하는 일들이 반드시 미래로 이어진다고 우직하게 믿으라는 조언이었다.

과연 내 삶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말이다. 책을 읽으며 쌓아 온 지식은 말하는 데 다양한 소재로 써먹고 있다. 꾸준히 모아 놓은 책 리스트는 라디오 방송으로 연결되었다. 운동으로 다져진 인내심으로 라디오 원고를 1년 이상 꾸준히 써온 결과 저자로 책을 쓸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겼다. 그리하여 써낸 이 책이, 또 어떤 식으로 내 미래와 연결되어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나도 믿는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미래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임을. 그렇기에 여전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다.

1년 반전과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달라졌고, 작지만 결실을 맺었다.

분명 내가 선택하여 해나간 일들로 현재의 위치에 도달한 것이다. 

그러니!! 여태 해 온 것처럼 멈추지만 말고 더디더라도 하나하나 노력의 조각들을 쌓으며 멋진 결실을 만들어 보자.)







늙어감에 대하여



[p.177]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얼굴과 몸매는 절대적이거나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외모는 절대로 인성과 태도를 앞지르지 못한다. 젊음 하나로 모든 약점을 가리던 휘장이 하나하나 벗겨질 때, 꾸준히 연마해 온 강함과 우아함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할 것이다.




[p.258~259]

느릿느릿 움직이는 50대로 진입하여, 인생의 재미는 다 지나갔다며 우울증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흔 살 시절보다 쉰 살의 나는 오히려 더 과감해졌다. 나이 들었다고 뒤로 물러서지 않고 이런저런 도전을 즐긴다. 다 체력이 받쳐 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운동은 하는 순간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멋진 보상을 해준다.

(나도 아이들이 좀 더 크면, 걷기, 마라톤, 자전거 라이딩을 해보고 싶다. 건강하고 활기차게 나이 들고 싶다.

꾸준히 한 보상이 같은 또래와 어떤 차이가 생길지도 궁금하다. 그러니 둘째야 어서 커주라!)

(···)

50대에 이런 삶이 기다리고 있을 줄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결혼할 당시 친정 엄마의 연세가 49세였다. 이미 본인의 삶은 끝났고, 그저 자식 결혼시키고 할머니로서의 의무만 남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무슨 소리인가. 그 사이 세상이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나는 마흔 살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수영을 배웠으며, 마라톤 풀코스를 일곱 번 완주했다. 오히려 마흔을 넘기면서 인생의 절정기를 맛보았고, 아직도 맨 꼭대기까지 도달하지 않은 느낌이다.

(나도 이렇게 늙고 싶다. 나이 들었다고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도전들로 충만한 인생을 살고 싶다.)





[p.263]

아툴 가완디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이렇게 말한다.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경우,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고 말한다.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일어나는 일들, 다시 말해 청력, 기억력, 친구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생활 방식을 잃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다. 실버스톤 박사의 표현대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는 것'이다."



나이 들면서 잃을까 봐 두려운 것은 돈이 아니다. 



존엄, 우아, 품위, 독립, 자율, 자유, 위엄, 존경이다. 육체의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이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급속도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비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내 생명 끝나는 그날까지는 내 의지로 잘 살다가 마무리하고 싶다. 불의의 병과 사고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건강한 체력은 내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닌가. 내가 다져온 체력은, 남은 인생은 물론 죽음까지도 완전히 달라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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