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픔을 끌어안는다는 일

주제_지금까지의 글 중에서 인상 깊었던 인물

by 금머릿


‘쓰고 뱉다’ 세상에 머물면서 참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을 만났다. 목사, 전도사, 선교사, 의사, 상담사, 교사, 사회복지사, 사모, 주부, 회사원, 조리사, 자영업자 등등. 그러나 자신을 가리켜 ‘사회활동가’라 소개한 이는 그녀(우주사슴)가 처음이었다.

그녀가 가지고 온 스토리는 새로웠다. 뉴스에서, 매체에서, 일상에서 접해온 이야기라 낯선 것은 아니었으나, 마음 아픈 사건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사람의 시선은 분명 달랐다.

쓰뱉은 존재로서의 만남을 강조하는 곳이다. 누군가의 누구로 정의되는 게 아닌, 그야말로 나라는 존재 자체로 회복되고 인정되는 곳. 그래서 대부분의 글이 작가 자신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나의 감정, 나의 하루, 나의 상처, 나의 문장.

그런데 좀 다른 결의 글이 등장했다. 세월호 참사, 5.18 성폭력 사건, 10.29 참사 등의 안타까운 일들로 아픔을 겪게 된 이들의 곁에 선 활동가. 이 가을에 고조된 우울을 떨쳐보고자 글쓰기 공동체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그녀의 소개가 가슴 한구석을 울렸다.

‘누군가의 아픔을 끌어안기 위해서, 내가 견디고 버텨야 할 감정은 대체 어느 만큼일까?’

그녀의 글을 읽으며 늘 그런 생각을 했다. 선뜻 누군가를 돕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나의 소심함과 기꺼이 재능과 마음을 쏟는 이의 용기가 대조되어, 부끄러움과 경외심이 동시에 밀려왔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종류의 감동이었다.


그녀의 글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던진 스토리 자락들은 결코 적지 않았다. 다섯 편의 글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정성스레 쏟아 놓았다. ‘몸이 약해지자, 활동가로서의 기록이 멈췄다’는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그녀의 삶이란, 바로 활동가로서의 삶 자체로 대변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회라는 커다란 무대의 한 귀퉁이만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의 울타리 안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라, 곳곳을 들여다보고, 울타리 밖에 놓인 어느 인생을 돌아보는 사람. 그런 사람이 쓰는 글은 확실히 다른 사유를 열어 준다. 또한 다른 성격의 울림을 경험하게 하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글이 올라오지 않는 날이면 아쉬운 마음이 강하게 든다. 그녀에게 좀 더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용기는 부족하지만 그 마음만큼은 공감해 주고 싶다는, 조금은 이기적인 애틋함이 섞여 다음 글을 기다리게 된다.

이제 겨울의 숨결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의 막바지이며, 가을 글쓰기의 마지막인 이번 주. 그녀는 어떤 글로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살포시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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