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만 있으면 되는 걸까?(2)

결혼 준비의 가혹한 현실(2)

by 금머릿

그러나 그런 아픔이 더 이상 아프기만 하지 않게 된 것은 의외로 단순한 말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넌 잘할 거야.”


무너지려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잘 웃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넌 이곳에서도 잘 해낼 거야.”


나를 믿어주는 신뢰의 말이 내 마음을 환하게 했다. 신뢰는 신뢰를 낳는다 했던가. 나도 똑같은 마음으로 그에게 말해 주었다.


“오빠는 못 하는 게 없잖아. 어디 가서 굶어 죽을 위인은 아니니까 옆에 있을게.”


그렇게 행복은 고작 흔하디흔한 말 한마디에서부터 꿈틀대기 시작했다.


완벽한 시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은 그 틈틈이에 배려, 인내, 성실, 신뢰가 들어가자 우리는 안전할 수 있었다. 상처가 나도 약을 바를 수 있었다. 좌절의 순간 서로의 손을 잡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게 낯설고 추웠고 초라했던 신혼집은 익숙하고 포근하며 더 이상 초라하지 않은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었다.


사랑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판타지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불가능하기만 한 판타지일까? 두 사람이 진정 사랑으로 연합한다면 거기에서 불가능을 가능케 할 시너지가 발생되기도 한다. 그것을 배려, 인내, 성실, 신뢰 등으로 이름할 수 있을 터.


이런 것들은 분명 서로의 작지 않은 희생을 동반하는 것이기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 것을 이해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꼭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결혼은 하고 싶은데 비정한 현실 앞에서 망설이는 이가 있다면, 무엇보다도 ‘사랑’이라는 가치를 세게 붙잡았으면 좋겠다.


‘완벽한 준비 없이 함부로 불행에 들어서지 마라.’


그 조언이 굉장히 현실적이며 필수적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만 귀를 기울이다가 주저하고 끝내 포기해 버리는 우리의 결혼은 불행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복을 막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지는가? 애초에 우리네 인생에서 부족하지 않은, 완전한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다른 건 몰라도 ‘결혼’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인생에 있어 중대하고도 고결한 그 일을 앞두고 ‘사랑만 있으면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는 낭만 하나쯤은 가져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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