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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Oct 22. 2022

모든 가시적인 것에 앞서는, 투시

「나를 만지지 마라」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1)



1.

 '의미' 없는 이미지는 '투시'되며 이해된다. '이미 본', '이미 이해한' 사람에게만 말하는 '비유'. '진리'는 들을 귀가 없는 이들에게는 거부될 뿐이다. '감추고', 물러서는 이미지. '오직 하나'이며, 그 앞에서 '눈뜸, 눈멂'도 단 하나인. '비유'는 '진리'에 눈을 뜨게 하기도, 눈을 멀게도 한다. 본래적 실존을 되찾게 하는 존재 사건. '회복'은 '참여'하고 '침투'하는, 극단을 허용하는 이미지 능력이다. 


2.

 '진리'는 비유적이다. '문득 출현'하는 로고스는 매개 없이 '자신을 직접 소개'한다. '드러냄'으로 형상의 '원본'을 보여주는 현현. '계시'는 '자기 해체'적이다. '보여주어야 할 인물'이 없는, 기이한 나타남은 '신성'이 곧 '가장 낮음'을 입는 변용. '진리'와 '그 형상'의 불가능한 동일성이다.

 '진리'와 '해석'의 일치는 '부재의 현전' 이후 멀어져 간다. '이미지'와 '원본'의 동일성을 열며, 오직 그 안에서만 이해될 뿐인. '예언'을 완성하는 '비유'는 진리 사건이자, '모든 가시적'인 것에 앞서는 '투시'이다. '신성과 경배'의 통로이자, 지극히 높음으로의 단 한 번의 열림.


(7~16p)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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