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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Dec 25. 2022

기이한 얽힘을 보살피는, 참된 삶

「나를 만지지 마라」 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18)



1.

 '정원지기'는 비어있음을 가꾼다. 보이지 않는 울타리를 '다듬는', '부재'의 관리인. 그는 단순한 '추억'을 되팔지 않는다. '떠남' 속의 '인연, 텅 빔 속의 존재를, 그 기이한 '얽힘'을 보살필 뿐이다. '아득한 근원'에 성급한 '욕망'이 달라붙지 않도록, 오직 멀리서 온 손님을 환대하기 위한.


2.

 '부활'은 유동과 부동의 이원론을 과감히 '해체'한다. '죽음의 무한한 연장' 혹은, '현존과 부재'. 비로소 드러나는 죽음과의 관계는 '숭배'되지 않는 새로움이다. '편재하는 집착' 너머, 편협한 '유착'과 고착된 '응고' 일 수 없는. '참된 삶'은 죽음을 통과한 생명이다. '떠남' 속의 '나눔'이자 우리를 향한 아나스타시스. '어떤 걸 벗겨 보여주는' 것이 아닌, 아름다움 그 자체인. 수많은 덮개로 이루어진 계시는 은폐된 '영광'이다. '만짐'과 '거둠', '삶'과 '죽음'사이. '광채에 쌓여 있는' 기묘한 몸 그 자체인.


(79~81p) 나를 만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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