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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Dec 31. 2022

진리가 당신을 자유롭게 하는, 아나스타시스

「나를 만지지 마라」 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19)



1.

 '밝혀 보여줄 것' 없는 텅 빈 중심. '어떤 출현'은 떠남의 현현(顯現)이자, '최후의 말씀'일 뿐이다. '죽어도 죽지 않는 것 자체'인 완전연소. '아무것도 없는' 작별인사는 무엇보다 확고한 결합이다. 멀어지는 찰나의 '들림'. '신비한 연인'은 오직 '갈라짐'으로써만 완성된다. '볼 줄 아는 눈'에게만 '영광'으로 임하는, '떠나면서만 말하는 몸'. 절대적 정의의 '신현(theophanie)'은 '모든 의미화'로부터 무한히 물러난다.


2.

 의미 없는 '가리킴'은 가장 확실한 의미이다. '말하지 않고 말하는' 낯선 언어. '기원(祈願)의 인사'는 끝없이 나타나며, 다시는 보이지 않는다. 철저한 비의미 모두를, 지배하지 않고 지배할 뿐인, 무한히 확장되는 단 한 점. 텅 빈 중심 안의 영생은 모든 것을 무화시키며, 전부를 의미화한다. 지극히 높음과 가장 비천함의 합일. 진정한 '부활'은 지금 이곳에 가득한 영광으로 나타났다. 오직 '너희를 자유케'하는 단 하나의 진리.


(81~82p) 나를 만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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