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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an 08. 2023

모든 이원론을 철폐하는 '광영의 가능성'

「나를 만지지 마라」 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21)



1.

 '순수한 정신'은 죽음을 통과하지 못한, 닫힘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를 짊어진 여인만이 이해하는 낯선 진리. 바깥으로 향한 '현존'은, 열린 몸에게 허락된 가능성이다. 오직 죽음을 통과한, '몸'의 어떤 들림. 존재 사건은 '이 세계에 속하지 않는 '몸의 떠남' 안에 있기에. '쓰러지고 일어선' 육신은 이곳으로부터 계속해서 멀어진다. 비로소 기이한 '실종' 안에 머무르는 어떤 '계시'.  


2.

 '동일성'의 죽음은 '어떤 이타성'을 살게 한다. 세상의 '변성(alteration)'을 선물하는 '살의 몸'의 몰락. '동질적 통일'을 마감하는 낯선 '출발'은 '명명'될 수 없음을 '변별'하며, 다시 그를 호명한다. '유한한 것의 무한한 분열'이자, '무한자에 의한 유한성의 분열'의 동시성. 비로소 '영광의 몸'은 '들림' 받는다. 오직 불가능 안에 있는 높음과 낮음, 성과 속. '영광의 몸'을 증거하는 살과 피가 흐르는 육체는 모든 이원론을 철폐하는 '광영의 가능성'이다. 전적인 '실추'로서만 도래하는 절대적 진리.   


(84~86p) 나를 만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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