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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an 27. 2023

존재를 향한 열정, 어떤 초상

「내면의 침묵」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이 찍은 시대의 초상 읽기(1)



1.

 어떠한 '주의 분산' 없는 '강한 현존'은 본래적 실존의 현현. 작가는 피사체의 '진정한 모습'을 '모기가 물듯', 발견한다. 그도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단 하나의 가능성. 초상(肖像)은 '부재하는 인물의 침묵' 속에 드러난 진실이다. 오직 당신을 환대하기 위한 찰나의 가능성을 믿으며. '소리 없는' 사진은 그가 '뻣뻣하게 굳기 전에' 셔터를 누른다. '어떤 말'도 덧댄 기교도 없는 이미지. '렌즈'를 통과한 사진은, 비로소 '존재'를 향한 '열정'에 다가선다.   


2.

 어떤 포착은 '영원성'을 '순식간에 유괴'한다. '얼굴들'에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기교' 없는 '다큐멘터리'. '내면의 침묵'은 '표정'이 아닌 '개성'을 번역할 뿐이다. '어떤 포즈'를 '선고'받는 '결정적 순간'의 '시선'. '즐거운 열의'는 '존재를 가득 채우는' 수도자의 열정이다. '중립적 영도(零度)' 없이, 영점을 잡는 기이한 이미지. 비로소 초상은 오직 그 얼굴을, 얼굴인 채로 받드는 작가의 영원성과 마주친다.


(7~8p) 침묵들, 아녜스 시르(Agnes S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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