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인 것 이상'이 도래할 수 있는 열림

「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1)

by 김요섭



1.

영원히 물러나는 것을 포획하는 '체계'. 인식론적 환원은 '형상 없는 것의 흔적'을 그것인 채로 받들 수 없다. '언표의 연속성'으로 가두어버린 '일관성의 형식'. '첫 번째 고집'은 '귀결' 및 '일관성'에 대한 '염려'에서 시작된다. '체계'와의 불화, '차이에 관한 고집'으로서 '철학적인 것'. 그러나 '동일시'와 '총체화'될 수 없음은, 철학자이기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모든 것의 해체로 향한다. 진리를 향한 주체의 역설.


2.

신정의사랑아름다움이 부재하는 전체성에서, '해체'는 '어떤 탈구(dislocation)'를 '드러내는 일이 된다. 단순히 '저항'한다는 의미가 아닌, '흐트러짐'이자 '기능 부전'과 같은 무력함. '체계'를 파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텍스트의 '해석'에서 다시 시작하는 '어긋남'과 같은. '극단적으로 아득'해지는 것을 내맡겨진 채로 두는 어떤 '괴리'. 이 약함 가운데 '철학적인 것 이상'이 도래할 수 있는 열림이 생성된다. 오직 '진리'를 환대하기 위한 가능성으로의 텅 빈 주체. 아름다움은 비로소 무덤에서 '들림'을 받으며 멀어지기 시작한다.


(9~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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