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이어주는 후퇴'는 각자의 죽음이다. '아무런 풍경 없는', '소음들의 허둥거림'. "나쁜 종말"은 '끊임없는 소음' 가운데 '좁은 복도'로 이어진다. 단속적 '발자국 소리' 사이, 그곳으로 열린 낯선 장소. 모든 것은 '닮았고' 구분되지도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막막한 어둠은 '위안과 체념의 인상'. '숨 쉬는 것 같지 않은 자들의 신음'만이 '불행한 잠'을 가득 채운다. 모든 것을 같게 만드는 잔인한 기다림.
2.
'무심한 삶'은 '조용하고 깊은' 심도를 가진다. 가능성의 불가능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새하얀 고독'. '나에게 올 미래'는 '아무런 생각도 깃들지 않은 슬픈 감정'일 뿐이다. '공통된 현존'과 나란히 있는, 피할 수 없는 끝. '나의 욕망의 영원성'은 그곳의 문 앞에 서있다. '우리를 메마르게 갈라놓은 빈 공간' 사이, 이상한 발걸음. '시간의 끝'에 당도한 그녀와 나는 각자성의 시간의 반대편에 섰다. '아무것도 요구하지도, 제기되지도 않는' 순간. 오직 '말할 수 없는 사람'으로 되어가는 검은 점.
(마지막 회)
너무도 조심스럽고 너무나 은폐되어 있어서 누구도 감히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은 그녀 뒤로 조금 후퇴했다. 그리고 그 뒤로, 그것은 그 둘 모두를 이어 주었다. 그녀가 죽었을 때, 그녀는 위안과 체념의 인상을 주어서, 아마도 추억하기 위해 죽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에, 때는 이미 한밤중이었다. 움직이지 않은 채, 그녀는 나에게 갑자기 이렇게 물었다. "저는 죽어가고 있는 사람인가요? 당신은요?" 그녀의 물음은 분명히 들리는 말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기울었고 그녀는 눈을 떠서 마치 그녀가 그에게 했었던 것처럼 부동의 자세로, 심각하고 고독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은 마치 그녀가 그에게 꼭 지키기를 요구했던 약속에 대한 상기와도 같았다.
더 이상 아무도 남아있지 않은 방들을 떠날 때, 우리가 조용히 올라가는 동안 승강기 도르래의 휘파람 소리 외에는 우리 사이에 어떤 소음도 없었다. 계속 신경이 쓰였던 이 소음을 들으면서 나는 그녀가 나와 함께 금방 시작했던 여행을 끝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의 문을 열 것이고, 나보다 조금 뒤처진 채 내 옆에서 걸을 것이다. 전혀 다른 높이에서, 마치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는 듯이, 우리 사이에 몇 발자국의 간격을 두고 말이다. 그녀가 나와 "나쁜 종말"에 처한 순간에. 문들과 문들이 나 있는 이 복도를 따라서였을 것이다.
밤낮없이 흰 불빛이 흐르는 이 좁은 복도에는 어둠도, 아무런 풍경도 없이, 병원 복도에서처럼 끊임없는 소음들이 허둥대고 있었다. 모든 문은 벽과 마찬가지로 흰색으로 똑같이 칠해져, 호실의 번호로밖에는 구분이 되지 않았다. 우리가 거기를 지나갈 때, 모든 것은 닮아 있었다. 마치 터널에서처럼 똑같은 울림, 똑같은 침묵, 발자국 소리, 목소리, 문 저편 뒤로 들리는 소음, 한숨, 행복하거나 혹은 불행한 잠, 기침 소리가 섞인 신음, 호흡 곤란한 사람들이 내는 휘파람 같은 소리, 그리고 때때로 숨 쉬는 것 같지 않은 자들의 침묵.
나는 이 복도를 좋아했다. 나는 언제나 조용하고 깊으며, 무심한 그의 삶을 느끼며 그 복도를 지나다녔다. 그곳이, 나에게 올 미래였고 특유의 새하얀 고독 외에 다른 어떤 광경이란 없을 것이라 자각하면서. 이 터널 속에 내 나무들이 자라고, 바다, 구름으로 뒤덮여 변해 가는 하늘, 광대한 들판이 펼쳐지며, 나의 만남과 나의 욕망의 영원성이 있을 것을 알고서.
우리가 문을 열지 않은 채, 그 앞에 멈추었을 때 나는 무슨 생각에 사로잡힌 것일까? 아무런 생각도 깃들지 않은 슬픈 감정에 의해,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것도 제기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사람은 아무것도 미안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를 메마르게 갈라놓은 빈 공간이었다. 마치 그녀가 시간의 끝에 서 있었던 것처럼, 나 역시, 그녀가 있는 다른 끝에 와 있다. 그것은 동시에, 공통된 현존과 나란히 존재한다. 그녀는 이러한 필연성을 이해했을까? 그녀는 재빠른 시선으로 문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러한 시선으로 쳐다봤다. 그러고는 복도가 꺾이는 코너에서 좀 더 멀리 나 있는 그녀의 방 쪽으로 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