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18)
1.
'누구'는 '인격, 주체, 나'가 아니다. 사유하는 '범주들로 포섭되지 않는', 낯선 서명에 대한 '물음'. 비인칭적인 것은 '개념들의 역사'를 '해체'하고,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게끔 '강제'한다. '규율'에 저항하는, 다른 무엇도 아닌 '누구'. 당신의 권위를 파괴하며, '의문'에 부치는 무명자. 그러나 건너가려는 자는, 여전히 '요구의 범형'을 '사랑하고 존중'할 뿐이다. '위반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는. 오직 파괴하려는 '권위'와 함께 열리는, 기이한 해체.
2.
'비망록'은 모든 흔적을 보존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자서전적 도안' 안에 있는 어떤 철학. 그러나 이는 전체성으로 갇혀버리는 협애한 형식은 아니다. 죽어감 안의 '고유어'를 극단까지 '밀고 나가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책임'을 표시하는. 오직 '책임질 수 없음' 안의 '누구'라는 불가능한 '물음의 형식'. 비로소 어떤 해체는, 동시에 무엇으로도 '환원할 수 없다는 불가능성' 안에 머문다. 완전히 전복되며, 단 한 번도 시작된 적 없는 형식으로 생성되는, 탈경계. 어떤 장소는 '누구'와 '무엇'사이, 텅 빈 채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78~81p) 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