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19)
1.
'더할 나위 없는 충실성'으로 권위를 향해있는. 어떤 '반항'은 무엇보다 '전통을 존중'한다. 텅 빈 중심 언저리에 머물며, 참을 수 없는 부정성을 온전히 감내하는. 그가 '해방'시키고자 하는 것은 규율의 에이도스가 아니다. 오히려 언어의 확실성을 향해, 그럼에도 모호함 속에 머물지 못하는 불충분이며, 지속의 부재일 뿐이다. 가장 성실함 가운데 있는, 최고의 반항. 오직 존재의 성숙 안에서 '독특성과의 만남'은 낯선 과정체로 느닷없이 도착한다. 비로소 '모든 타자가 전적으로 다름'을 아는 일에 다가서는, '반항하는 인간'.
2.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느낌 사이로, '방향감각'은 되살아난다. '탐험'의 기이한 '섞갈림'. 글 쓰는 이에게 '개시'되는 하나의 '인상'은 불가능한 위반이다. 계속할 수 없지만,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반복과 새로움'. 어떤 '직조물'안에서 '동일자'는, '타자의 독특성'에 부절히 노출된다. '그것이 달라지는 여러 가지'를 다스리는 '동일한 법칙'의 존재를 인지하는. 작가는 비로소, 자신도 모르는 무엇이 이루어지는 '놀라움'과 함께 머문다. '스스로 무엇으로부터' 탈주하는지 '기억'하는 반항에서 '최고의 기분'에 이르는.
(82~89p) 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