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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an 29. 2023

나를 매혹하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어떤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죽음에 대하여」 읽기(1)



1.

 도저히 '생각'할 수 없고, 사유되지 않는. '형이상학적 불안'은 누군가에게 '교묘하게' 떠넘겨진다. '미루고 지연시키는' 자기 기만.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결코 '믿지 않는다.' 에로스를 사살하는 평범성의 시차. 신비를 환대할 수 없기에, 멀리서 온 손님은 도착할 길을 잃었다. 느닷없이 들이닥칠 뿐인, '돌이킬 수 없는(irrevocable) 순간'.  


2.

 나를 매혹하는 것은 '극단적인 것, 한계 사례, 첨예한 순간'이다.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어쩌면 '거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기도 한. 일상을 교란시키며 '거대한 혼란'으로 밀어붙이는 어떤 '질문'은, 결코 '납득'될 수 없다. '비의미' 속에서 의미를 선사하는 죽음. 절대적 타자는 '이미 정해진 질서' 너머, '완전히 다른' 것을 선물한다. '긴 이야기'를 중단시키며, '경악으로 얼어붙게' 하는 근원적으로 다른 시간. 결국 우리는 이 '운명'으로 돌아오고 말 것이다. 


(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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