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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Feb 09. 2023

절대적 타자성에 머물게 하는, 어떤 경험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죽음에 대하여」 읽기(3)



1.

  '누군가'의 부고(訃告)는 아무런 '신비'없는 사라짐. 개별자의 '비극'은 '종적 차이' 안으로 희석된다. 표면적 '번영' 가운데, 아무렇지도 않은 세계. 의미 없는 사건일 뿐인 '3인칭 죽음'은 어떤 숫자로 환원된다.


2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1인칭 죽음, '비밀'의 취향은 '무덤'까지 홀로 걸어간다. 경험되며 동시에 사라질 뿐인 '나의 죽음'.


3.

 '2인칭 죽음'은 '비개인적이고 익명적'일 수 없다. '나의 죽음'도 아니면서, '가장 유사한 죽음'. '그의 죽음' 속에서 발견하는, 어떤 죽음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는다. 오직 죽어감 가운데 머물게 하는, '특별한' 사건. 절대적 타자를 사유하게 하는 일은, 당신을 향한 열림 안에 있다. 타자성 안에 텅 빈 주체, 그 유일무이함에 도착하는 불가해한 시간.


(16~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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