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요섭 May 05. 2023

해결책의 부재가 유일한 방법인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죽음에 대하여」 읽기(13)



1.

  절대적으로 불가능함의 가장 어두운 면을 응시하는. '생의 존재법칙'과 질병의 모호함 사이, 서늘한 결단은 무엇보다 우리를 향해 있다. '딜레마' 안의 '헤아림'인 이상한 균형. 바깥의 결정은 '전문가'들의 부분적 해석이나, '유일한 해결책'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학술지가 아닌 '호라티우스'와 '세네카'를 읽는 의료인의 어떤 이해. 새로운 기대는 우리를 보다 '인간적인 문제'에 다가서게 한다. 


2.

  '재현'할 수도, 상상조차 불가능한 사태. 우리의 부조리는 절망을 말하며,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나로부터 시작될 수 없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건. 느닷없는 '존재의 중단'은 바깥에서 도착할 뿐이다. 당신과 '무관한', 어떤 울타리도 없는 '외부'이자 초월. 텅 빈 중심 안의 '전적인 포기'는 완전한 무()를 희망한다. '해결책의 부재'가 '유일한' 방법인, 죽음의 미래.  


(114~119p)

매거진의 이전글 열린 틈으로 계속해서 침입하는 교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