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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May 31. 2023

자신을 반대하며 융기하는 날 선 봉기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죽음에 대하여」 읽기(16)



1.

  '아무것도 관련'되지 않으며, 차이와 비교 바깥에 있는. 죽음은 모든 사유를 무화시키며, 어떤 '경험'과도 '무관'하다. 생각할 것도, 말할 것도 없는 계속되는 멀어짐. 완전한 텅 빔은 어떤 '태도'마저 거부한다. 우리의 장례(葬禮)에 전적으로 부재하는 죽음. '살아있는 자들보다 더 많은 죽은 자들'과의 관계는 '병적인 편집증'이 숨어있다. '안심시키려는 의지'와 '통합'될 수 없는 것을 섞으려는 성급함.


2.

  자신을 반대하며 '융기'하는 날 선 봉기는 가늠되지 않는다. '끔찍하고 추할' 뿐인 지독한 부정성. 타나토스는 사랑의 종교 한가운데 이미 숨어 들어와 있을 뿐이다. 해결될 수 없는 '근원적 신비'에 맞닿는 불능. 덮일 수 없는 '불안'은 '친숙'해지려는 욕구 너머로 더욱 커진다. 울타리를 공유할 수 없는 절대적 무명자를 향한 기이한 요청. 어떤 역설은 이상한 호소와 '우스꽝스러운' 문화적 형태 사이에 있다.

 

(132~1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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