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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ul 16. 2023

기이한 모순 가운데, 특수한 페티시즘

「도래하는 공동체」 조르조 아감벤 읽기(1)



1.

  '임의적 존재'는 욕망하며, 욕망된다. 무차별한 상대성이 아닌, '어떤 의향'을 품는. '임의성'은 존재자로 하여금 멀어지는 곳을 욕망하게 한다. '떠남'이라는 사건을 간직한 '임의적 특이성'. 예측 불가능함과 함께 '귀속을 식별하는 굴레'는 비로소 해방된다. 아름다움의 부재를 말하는 것이 아닌. '귀속'을 표방한 전체성으로부터 탈주는 기다리며 망각될 뿐이다. '은폐'된 채로 귀속되며, 무한히 사랑받는. 어디에도 없는 '그렇게 존재함'이라는 고유성.


2.

  존재 자체로 '존재함'에 근거하는. '특이성'은 공통 속성을 근거로 하지 않는다. 울타리를 공유하지 않는, 계속해서 낯선 관계. 서로를 '존재하는 대로 그렇게' 있길 원할 뿐이다. 기이한 모순 가운데, '특수한 페티시즘'. 어떤 '본질적 앎'은 비로소 앎의 가능성의 앎이 된다. 어떤 사태나 장소로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자리잡음'은 '임의적'으로 존재할 때만 가능한 존재형식이다. 계속해서 떠나가며, 계속해서 도래하는 '가능성'안의 사랑. 그들은 '모든 술어들과 더불어' 원하며, 영원 같은 찰나에 머무른다.


(9~11p) 임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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