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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May 04. 2023

이상한 기계장치일 수 없는, 엘렝 비탈

앙리 베르그송「웃음」 희극적인 것의 의미에 대하여, 읽기(10)



1.

  차이 없는 '유사성'은 무엇보다 희극적이다. 평범하고 진중한 행위가 느닷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기계적 '반복'은 약동하는 '생명'에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동일성이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양상의 차이로 반복될 뿐인 외양적 유사함. 어떤 변용도 없는 닫힘은 용납될 수 없는 사건이기에 희극적이다. 어쩌면 우리의 관성에 이미 들어와 있을지도 모를 이상한 '기계'장치.


2.

  생의 약동이 균질적인 기계의 소음으로 갑작스레 바뀔 때. 희극적인 것은 어떠한 '선험적 추론' 없이 시작된다. '파스칼'을 읽지 않았으나, '암시된' 사유를 극단까지 밀고 나가는, 낯선 '직관'. 예술가들의 기이한 도약은 '연역적' 논리를 따르지 않는다. 오직 엘렝 비탈의 감각으로 가능한, 활짝 열린 유연성. 힘에의 의지는 오직 그곳을 향할 뿐이다. 


(50~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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