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적인 것은 먼저 물러난 채로 '잠복'해있다. 껍데기의 '경직성'에 싸인, 장소 없는 장소. 이상한 '주의'는, '부동성'이 피부처럼 단단해져 있을 때 느닷없이 시작된다. 불통(不通)이 지닌 '우스운 구석'이 어둠 속에서 끌려 나오는. 날 선 결단은 '옷'과 '사람'을 구분하며, '감추고' 있는 것을 드러낸다. 단칼에 잘린, 절단면의 우스꽝스러운 노출. 참담한 존재의 '중단'사이, 또 다른 선홍색 피는 진득하게 흐른다.
2.
'알아차리게끔' 하는 웃음은 단절적이다. 이상한 '연속성'을 가르며, 극명하게 '대조'시키는 낯섦. 그러나 새로운 '계기'는, 결코 본래적 실존을 찾는 종착점일 수 없다. 가장(假裝)된 지배의 급작스러운 붕괴로 인해 벌어진. 희극적 순간은 일종의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것일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시작되게 하는 존재 사이의 열림. 단속적 사건은 터무니없이 존재를 독점해 온 부당함을 고발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