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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un 20. 2023

언어의 끈을 놓은 이들의 장소

파스칼 키냐르 Pascal Quignard「부테스」 읽기(15)



1.

  '재-연결'은 오직 그곳과의 연결이다. 심장 박동(rythmos)'과 '폐의 노래(melos)'의 이상한 시차. 늙은 세이렌의 입에서 토해진 것은 '출생의 햇빛'으로 이어진다. '오래된 음향'의 기이한 되새김질. '새로운 시작은 물의 흔적과 공기의 기억이 '서로 뒤따르기를' 원한다. 오직 '재-연결'의 순간만 가능한 비언어적 '장악'. '어머니'를 잊어버린 존재는 결코 심장이 건너뛴 박동을 듣지 못한다.


2.

  '오래된 치명적 연결(liaison)'은 미래의 결합이다. '자신의 청자(聽者)'를 이미 품었던 음악. 부재하는 이미지는 '묶는 여자(lieuse)'로 엮인다. 들숨 이전의 호흡이며, 울음소리 이전의 '음'인. '원래의 존재'는 잔인하게 자신을 저버린 자가 도착할 뿐이다. '언어의 끈'을 놓은 시원적 장소. 텅 빈 '음향의 용기'는 진정한 다이버만이 빠져든다.


(74~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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