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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un 12. 2023

혀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울리는 소리

파스칼 키냐르 Pascal Quignard「부테스」 읽기(14)



1.

  '급속히 무너지는' 포말은 '운동의 경계'에 있다. 뛰어오르려는 '야수들의' 거친 숨소리. 어떤 불균형은 자연 그 자체의 음을 간직한 아프로디테의 품 안에 있다. '멈춰 선 달'을 바라보며, 늑대로 변신하는 인간이 도달하는 어떤 '순간'. '리듬'이자 '운동'은 결코 규정되지 않는 이상한 '혼합'이다극단적 도약 이전의, 가장 낮게 '움츠린' 형태. '활성화된 부정(否定)'은 완전한 비움의 시차를 향해 있다. 완전한 '무호흡'이며, '긴장된 근육'의 숨 참기 이기도 한. '느닷없는 조우'는 모순 사이에 나타난 찬란한 섬광이다.


2.

  '칠흑 같은 어둠'이자, 광영의 도착 직전. 사슴이 내지르는 '오래된 울음소리'는 '혀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울린다. '호흡도, 비명도' 멈춰 선, '대기 중인 성교' 상태. '잠재된 음악성'은 '의미작용' 바깥에서 스며든다. 텅 빈 장소와 그로 가득 찬 '두 가닥의 리듬'. 시간의 '이진법'은 오직 모순 가운데 머무를 뿐이다. '전-후, 좌-우'의 전언철회 형식이자, '최초의 춤'. '순수한 브라스모스'를 닮은 소리 없는 울부짖음.


(72~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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