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떤 관계도 없음 안에 머무는, 우리 함께(avec)

「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29)

by 김요섭



1.

'통약 불가능' 가운데 전적인 이해. 아무런 '관계 맺음 없음' 가운데 있음은, 항상 새롭게 만든다. 서로를 '천진하게 머물게' 하는 순진무구한 놀이. '공가능성(共可能性)'은 어떤 관계도 없음 안에 머무는, 우리 함께(avec)이다. '양자 얽힘'이자 and와 or의 동시성이기도 한. 기이한 '통로'는 살아있는 고양이인 동시에, 죽은 고양이여야만 지나갈 수 있다. 오직 '무한한 차이' 가운데 머무는 서늘한 결심.


2.

거주하는 장소 없음 가운데 '거하는' 신성. 그가 나타나는 공간은, 동시에 신현이 부재하는 장소여야 한다. '고백(aveu)'과 '은폐(dissimulation)' 사이로, 계속 철회될 뿐인. 타자의 '무심결(inconscient)'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아무런 모순 없이 종합할 뿐이다. '비밀'을 숨기며, 청취하는, 단어의 복수성 안에 머무는 어떤 '증언'. 목소리의 현상은 행위 자체의 '수행성'에 도착하는 낯섦을 새롭게 받아들인다. 전지전능한 이에게 '고해'해야 할 이유는, '알게'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131~136p) Ⅳ~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배반당할 뿐인 이름, 순진무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