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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성 안의 주체를 요구받는, 환대의 윤리

「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33)

by 김요섭



1.

해체는 모순 그 자체에 머문다. '동시성 내부의 시대착오'에도, 결코 '어긋나지(anachronique)' 않는 욕망. 이음매에서 빠져나온 것과 '어우러질 수 없는 것'의 섞갈림은 당신을 초대한다. '아포리아'의 심연을 체험하기를 요청하는. 어떤 정언명령은 오직 장래를 개방하기 위한 명령이다. 타자성 안의 주체로 고통받기를 요구받는 '환대의 윤리'. 낯선 손님을 향한 열림은, 기획될 수 없는 지속이자 비움이다.


2.

'약함을 지향하는(faibliste)' 일은 타자의 우위를 인정한다. 계속해서 자기를 낮추는 철저한 비움. '심원'하고 정언적인 명령은, 자기 초과를 계시처럼 받든다. 가늠할 수 없는 '우정의 문제'이며, 동시에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한. 지속하는 약함의 가능성은, 그의 '들이닥침'을 향해 열린다. '원자적 개별성'의 발화도 아닌 개방. '보편 이성의 담지자'의 언설일 수 없음은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을 허문다.


(163~165p) 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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