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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an 30. 2024

명백한 궁극성에 이미 도착한, 절대적 모호성

롤랑 바르트,「텍스트의 즐거움」 읽기(23)



1.

  반복이 '관능적'이기 위해서는 철저히 '형식적'이어야 한다. 토씨하나 다르지 않은 엄격함을 지속하는. 완벽할 정도의 차이 없음에 '수치스러운 반복'은 있을 수 없다. '과도함' 가운데 도착하는 넘쳐흐르는 새로움. '밭고랑, 새김, 소실(syncope)'은 '파헤쳐지고, 빻아진다'. 완성의 순간 폭발하고 마는, 격렬한 불꽃놀이의 형식.


2.

  '불안정성의 원칙'은 상투적인 것을 해체한다. 전적인 새로움 만이 '즐김'이라는 언어적 유보. 자명한 연결을 문제 삼는 구역질은, '죽음의 불가능성'과 맞닿는다. '견고한 형태'를 부수며, 단숨에 삼켜버리는 '아이러니'. 계속해서 버림으로써 가능한 존중은 기이한 구토감 안에 있다. '무정부주의 한가운데의 숨 막힘'. 확실하고 안전한 장소로부터 시작된 '명백한 궁극성'에 이미 절대적 모호성은 도착해 있다. 


(89~92p) 텍스트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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