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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an 22. 2024

언어를 제거하기 위한, 환멸적 글쓰기

롤랑 바르트,「텍스트의 즐거움」 읽기(22)



1.

  가나안 땅으로 결코 들어갈 수 없는. 약속의 그곳은 오직 기다림, 망각 안에서 접근을 허락한다. '완전히 상실된 모든 것'. '내밀함의 극단'은 비로소 '사회성'을 망실하며 즐김을 되찾는다. 이미 구조화된 말을 제거하기 위한 글쓰기. 느닷없는 판단 중지와 함께하는 '영화관의 암흑'은 '환멸적(deceptif)'일 수밖에 없다. 텍스트의 놀라운 이면. 고착된 언어일 수 없는 '비사회성'은 그곳으로 향한다.


2.

  '전시대의 언어'는 텍스트의 즐거움이다. 여러 소설과 위대한 작품의 틈새를 맴도는 낯선 읽기. 그러나 '절대적 새로움(nouveau)'은 오직 '즐김'의 현상일 뿐이다. 의식을 뒤흔들며 도착하는, 결코 상투적일 수 없는 새로움. 이는 '유행'이 아닌, '모든 비평의 근거'가 된다. '신구(新舊)'의 대립 안에서 생성되는. '앞으로의 도피'는 즉각적으로 연루되는 '과거의 언어'로부터 탈주한다. '되새기는 기계'들 너머, '새로움을 향한 격앙'. '주변적'이며, '탈중심적'인 담론의 파괴는 무엇보다 격렬하다. 


(87~89p) 텍스트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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