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도취된 눈빛을 하고 있다. 순진무구함을 찾아볼 수 없는 눈은 탁하고 얼굴은 약간 들떠있다. 무언가 여기를 넘어선 것을 갈구하는 표정은 일상과 사뭇 다르다. 그들의 흥분은 수동적이기는 하나 일말의 순수함이 있다. '뱃속의 뜻에 따르는 것을 부끄러워하고, 수치심 때문에 샛길과 허위의 길'을 걷는 관성적 모습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들의 초점 없는 눈은 더듬는다. 거세된 배는 대지의 따스함을 갈망하지만 닿지 못한다. 이들의 배는 불러있지만 아이를 낳을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타자를 위한 죽음과 짝을 이루어 왔다'는 진실을 곁눈질로 힐끔 쳐다본다. 잠시 열렸다가 급격하게 식어버린 신체는 아름다움의 편린은 알지만, 그것을 위해 몰락하는 사랑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결코 건너지 못한다.
몰락의 심연
달은 활활 타오름을 모른다. 태양빛을 적당하게 반사하는 달은 창백하다. 대지를 향해 아낌없이 주려는 사랑이 시작될 때 달은 부끄러움에 몸을 숨긴다. 아침놀이 시작되는 순간, 더 이상 반사경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창백한 빛은 깊은 심연에 닿지 못한다. 작열하는 태양의 침투와 개입만이 바다를 순환시킨다. 심연의 무의식은 햇빛의 언어에 반응한다. 수면까지 솟구쳐 올라와서 이제 하늘을 향해 떠오르기를 갈망한다. 그의 용기에 태양의 사랑이, 대지에 가득 찬 따스함이 천천히 감싸 안는다. 불가능은 어느 순간 가능해진다.
'참으로 나는 태양과 같이 삶을 사랑하며 모든 깊은 바다를 사랑한다. 이것이 나의 깨달음이다. 모든 깊은 것은 끌어올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