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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Mar 04. 2024

즐거움을 나열하지 않는, 즐김의 텍스트

롤랑 바르트,「텍스트의 즐거움」 읽기(27)



1.

  예술적 파괴는 '의미론적 항'의 형태를 가진다. 전적인 타자가 아닌, 타인자화된 관계. 결국 그들은 서로 밀착하며, '공모자'가 될 뿐이다. 해체하려는 것과, 해체 대상의 '구조적 일치'. 시스템에 '회수'되고 마는 실천은 '전위적'이기는 하나, 고집이 셀뿐이다. 예술가의 노력으로 극복될 수 없는 예술적 해체. '기표의 이동'과 '작업의 청산'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은 '변증법'을 거부하는 내재적 구조의 일치 때문이다. 


2.

  즐거움의 텍스트는 즐거움을 나열하지 않는다. '즐김'을 결코 말하지 않는 재현의 즐거움. 대상과의 분리는 '확실치 않는' 도색성을 가진다. '속임수' 혹은 '흉내'내는 욕망이자, 생산적 관계. 형상화와 재현을 구분하는 일은 에로스의 시차 안에서 이루어진다. '텍스트의 윤곽'에서 출몰하는 '관능적 육체'. '거추장스러운(embarrasse)' 형상화는 의미화가 아닌 '알리바이'의 장소이다. '현실, 도덕, 사실임직한 것' 정도에 머무를 뿐인 재현적 텍스트.


(101~104p) 텍스트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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