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요섭 Feb 04. 2024

또 다른 재현을 만드는 어떤 지평

「간접적인 언어와 침묵의 목소리」 모리스 메를로 퐁티 읽기(8)



1.

  어떤 하나의 원근 표현 안에 정렬되지 않는 '초사물들'. 일정 크기와 거리를 넘어서면 그들은 서로 맞닿는다. 어떤 '절대치수'에 도달하는. '진정한 동시성'은 완성의 순간, 함께 사라져 간다. 초사물들 사이의 경쟁적 중첩. 그들 사이의 기이한 갈등은 알 수 없는 '깊이'로 가늠될 뿐이다. 


2. 

  작가의 시선과 대상, 공존하고자 요청하는 나머지 사물 사이. 어떤 '지평(地平)'은 하나의 또 다른 재현을 만든다. 개개의 사물의 특권적 시선을 중단시키는. 화가의 시선은 대상의 '깊이와 높이, 넓이'를 자유롭게 넘나 든다. 이들 모두를 수용하고, 차례로 거절하는. 완성의 순간 사라지는 것만이 예술적 순간을 만들 뿐이다. '지평선'의 어떤 '소실점'에 내맡겨진 부동의 시성.


(39~41p)

매거진의 이전글 완전성과 충만함을 향해 나아가는 이중적 의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