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푸스」 몸, 가장 멀리서 오는 지금 여기 / 장 뤽 낭시 읽기(6)
1.
죽음으로 '향하는' 것은 실존이 아니다. 하나의 실체도 아니며, 거기로 향하는 것도 아닌. 아무런 본질 없이 다만 실존이 거기 있을 뿐이다. '바깥을 향해 있는(ex-iste)' 단 하나의 얼굴. 그의 치명적인 벌어짐은 '살아있는 망자의 몸'을 드러낸다. '입속의 무덤'으로 열린 채 닫혀있는. '존재론적인 몸'은 결코 사유된 적 없다. '국지적 존재'이자 그 자체가 실존인, 어떤 장소 없음.
2.
회화는 오직 '살갗'일 뿐이다. '살색'으로 표현되는 무수히 많은 몸들의 캔버스. 신성의 '화육(incarnation)'은 우리의 자리이며, '색깔, 박동, 뉘앙스'와 같은 어떤 '살색'이다. 사유되지도 않는 외부와의 기이한 접촉. 몸의 '단단한 낯섦'은 오직 그곳에서 사유된다. '위치'이자 배치로만 파악될 뿐인 기관 없는 신체. 존재론적 몸은 '질료의 연속'이 낯섦과 교차하는 '불연속화'에서 생성된다. '꼬리와 머리'도 없는 기괴한 형태적 실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