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파스칼 키냐르 읽기(8)
1.
핏속으로 흘러드는 죽음. '기이한 지배'는 거침없이 몰아치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야릇하게 서두르며' 재촉하는. 우리의 범주를 넘어선 것은 '잔혹한 힘'을 발휘한다. 더 이상 연주할 수도, 노래할 수도 없는 시간. '황량한 강기슭'은 매혹적인 죽음을 품고 있다. 무척 깊고 느리게 흐르는 '시커먼 물'. 거의 아무런 소리도 없는 시간은 오직 '금이 가며 갈라질' 뿐이다.
2.
거부된 소리들이 머무는 '야생 숲의 노트'. 출판될 수 없는 비밀은 지나침 없는 사랑을 품고 있다. 모든 것이 부적절했던 시간. '지나치게 엄숙하고 과도한 동정'은 가식적이며 소름 끼칠 뿐이다. 이미 사라져 버린 망자도 아닌, '완전히 새로 태어난 존재'. 진짜로 살아있을 수 없는 아이는 사랑한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거북하고 애처로운 침묵' 아래 망각된 깊은 혐오와 절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