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읽기(4), 건너가는 자, 9월 11일 단상
'그대는 마치 바닷속에 있는 듯 고독 속에서 살았고, 그 바다가 그대를 품어주었지.'
대지와 바다의 품에 안긴 시간, 그는 어떤 의무도 잊은 채 쉴 수 있다. 성공과 실패가 하나인 곳, 그의 탁한 홍채가 맑아진다. 몰락의 시간이 오기 전 가득 채워지는 핏빛 넥타르. 그는 힘껏 들이킨다. 별빛은 홀로 출렁이고 잔은 서서히 차오른다.
독사가 문 상처에도 파멸하지 않는 영혼은 작은 체험으로 멸망한다. 자신을 잃은 정신은 비틀거리며 다리를 건넌다. 레테의 강에서 그가 흘린 것은 무엇인가. 머리를 잘린 심장에서 팔다리가 돋아난다. 검은 구름의 사이로 번개가 내리친다. 굵은 빗방울이 온몸을 적신다.
너를 향하여
건너간다면 네 속에 오래된 숙주가 죽고, 건너지 않으면 멀리서 오는 자는 사라진다. 너를 위해 혼돈을 품기로 한다. 메스로 절개한 틈으로 뾰족한 것이 춤추듯 파고든다. 끔찍한 고통이 예고도 없이 반복된다. 나는 파멸하지 않고 죽는다. '그들은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그들의 웃음 속에는 얼음이 들어있다.'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인간은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