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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신성을 입는 기묘한 전도

「팡세」 블레즈 파스칼 읽기(7)

by 김요섭



1.

"인간에게 자신의 상태만큼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영원만큼 두려운 것도 없다."

자신의 상태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는 '기묘한 전도'. 오직 그 순간, 영원은 두려움이 아니라 무엇보다 사랑스럽게 당신과 합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음으로만 가능한 그 무엇.


2.

"신 없는 인간의 비참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보다 정신의 극도의 결함을 드러내는 것은 없다."

정신의 결함은 그가 온전히 자신이라는 착각에서 시작된다. 바깥에서 온 손님과 함께 자신일 수 있음을 깨닫는 일. 당신에게 도착한 낯선 얼굴은 차마 발견하지 못했던 전 존재를 당신으로부터 꺼낸다. 비로소 신성을 입는 '기묘한 전도'.


(p2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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