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무상함을 탓하며 스러져간다

「바쇼의 하이쿠」 마쓰오 바쇼 읽기(7)

by 김요섭



1.

수염 흩날리며

늦가을을 탄식하는

그는 누군가

- 늙어감, 덩어리로 남겨진 시간. 기억은 무상함을 탓하며 스러져간다. 누군가에서 무명자로 되어가는 계절. 흩날리는 수염은 자신의 의지로 제어되지 않는다.


2.

들판의 해골을

생각하니 뼛속에

스미는 바람

- 아무도 돌보지 않는. 어떤 시절의 참혹함은 오직 스스로 감내해야 할 뿐이다. 골수에 사무치는 한기. 젊은 시절의 바람은 시원하지 않았던가?


(79~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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