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마주칠 일 없는 고유한 길

「바쇼의 하이쿠」 마쓰오 바쇼 읽기(10)

by 김요섭



1.

이쪽 좀 보오

나도 서글프다오

저무는 가을

- 황혼의 계절. 기억 저편 쓰레기 더미처럼 쌓인 흔적은 재현되지 않는다. 잔혹하리만큼 홀로 남은 고독. 그저 저물어가는 일은 온전히 감내해야 할 단독성일 수 있을까?


2.

이 외길이여

행인 하나 없는데

저무는 가을

- 희미한 빛 사이로 정처 없이 걷는다. 좁고 긴 통로. 오직 당신만이 걸을 수 있을 뿐인 그곳은 죽음과 맞닿는다. 누구도 마주칠 일 없는 고유한 길.


(102~1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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