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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Mar 12. 2024

오직 그 순간 마주할 수 있는 기이한 고요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에밀리 디킨슨 읽기(2)



1.

환희란 내륙의 영혼이

바다로 가는 것,

집들을 지나, 갑(岬)을 지나

깊은 영원으로

- 아름다움의 구원의 순간. 우리는 태곳적 신비에 도착한다. 부테스가 뛰어든 무한한 바다. 모태의 양수로 이어지는 영원. 


2.

인간의 얼굴에 깃들인 고요가

화산과도 같다면

속에는 거대한

끓어오르는 고통의 모습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 타자의 얼굴. 고통스럽게 찡그린 표정은 우리에게 호소한다. 내 안의 화산과 당신 안의 거대한 불이 공명하기를. 기이한 고요는 오직 그 순간 마주할 수 있을 뿐이다.


(14~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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