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잴 수 없는 것」 에밀리 디킨슨 읽기(2)
1.
환희란 내륙의 영혼이
바다로 가는 것,
집들을 지나, 갑(岬)을 지나
깊은 영원으로
- 아름다움의 구원의 순간. 우리는 태곳적 신비에 도착한다. 부테스가 뛰어든 무한한 바다. 모태의 양수로 이어지는 영원.
2.
인간의 얼굴에 깃들인 고요가
화산과도 같다면
속에는 거대한
끓어오르는 고통의 모습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을
- 타자의 얼굴. 고통스럽게 찡그린 표정은 우리에게 호소한다. 내 안의 화산과 당신 안의 거대한 불이 공명하기를. 기이한 고요는 오직 그 순간 마주할 수 있을 뿐이다.
(14~1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