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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May 09. 2024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불멸성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마르셀 프루스트 읽기(2)



욕망은 영광보다 더 우리를 도취시킨다. 욕망은 모든 것을 아름답게 꽃 피우지만, 일단 소유하게 되면 모든 게 시들해진다.


  영광은 이미 도착한 절대적 타자. 결코 오래 머무를 수 없는 영원은 순식간에 사라져 간다. 당신이 가질 수 없기에 지속되는. 지난한 기다림에게 비로소 기이한 욕망은 시작된다. 의식할 수 있는 불멸성을 향한 가당찮은 용기. 계속 피어오르는 꽃은 벌어진 틈으로 피 묻은 손을 내민다. 갓 태어난 것과 처참하게 잘린 시체의 기괴한 겹침. 오직 죽음과 결합해야만 잉태되는 아이는 묘지에서 자랄 뿐이다. 


(42~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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