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비탄 이면의 기이한 매혹
「시간의 빛깔을 한 몽상」 마르셀 프루스트 읽기(3)
'그럴때면 이런 확실한 통찰력은 그녀를 영원히 사랑할 거라는 터무니없고 그토록 강렬한 예감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울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사랑은, 신비롭고도 서글픈 신성한 아침 해마냥 여전히 우리 머리 위로 떠오를 그런 사랑은 우리의 고통 앞에 거대한 지평선 같은 것을 펼쳐 놓으리라. 사랑의 지평선은 이상하고도 아득한데 여기에는 황홀케 하는 비탄이 약간 섞여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이 모호해지는 순간. 아름다움은 족쇄를 벗어던지고 당신으로부터 멀어져 간다. 소유되었다 믿는 '터무니없는' 사랑 저 멀리. 전적인 신비는 '강렬한 예감'에게 무지의 베일을 씌운다. '아침 해마냥' 떠오를 것 같던 '황홀케 하는' 얼굴. 한낮의 따사로움은 황혼의 스산함으로 바뀐 채 마지막 온기마저 빼앗긴다. 결코 넘을 수 없는 머나먼 '지평선'. 오직 불가능으로 감각되는 재현할 수 없음은 아득한 진혼곡으로 울린다. 지독한 '비탄' 이면의 기이한 매혹.
(7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