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속에서 탄생하는 글쓰기

AI와 대화하며 철학함(32)

Q : 죽어감에 대해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글쓰기라는 크리츨리의 말에서 모리스 블랑쇼의 문학의 공간이 떠오르는데?

ChatGPT : 맞습니다. **크리츨리(Simon Critchley)의 "죽어감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글쓰기"**라는 말은 모리스 블랑쇼(Maurice Blanchot)의 문학과 죽음에 대한 사유와 깊이 연결됩니다. 블랑쇼는 글쓰기를 죽음과 가장 밀접한 행위로 간주하며, 문학이란 결국 죽음과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크리츨리의 관점과 함께 비교·분석해보겠습니다.

1. 크리츨리: 글쓰기는 죽음을 향한 접근

크리츨리는 죽음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이 죽음과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식이 글쓰기라고 말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철학적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a. 죽음은 경험할 수 없는 것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존재와 시간』*에서 죽음을 가장 고유한 가능성이지만, 타인에게 전가할 수도, 직접 경험할 수도 없는 사건으로 보았습니다.

크리츨리는 **죽음이 직접적인 경험이 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이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b. 글쓰기와 죽음

글쓰기는 죽음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실존적·미학적 방식입니다.

우리는 삶을 기록하고, 죽음을 상상하며, 존재하지 않는 것(죽음)을 언어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글쓰기는 죽음을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인간이 그것을 사유하고 가까이 다가가는 방식이 됩니다.

2. 블랑쇼: 문학은 죽음 속에서 탄생한다

모리스 블랑쇼는 문학이란 끊임없이 죽음과 대면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문학적 글쓰기가 존재와 죽음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탐구합니다.

a. 죽음과 글쓰기

블랑쇼는 *『문학의 공간(L’Espace littéraire)』*에서 문학이란 항상 죽음과의 관계 속에서 탄생한다고 말합니다.

문학은 단순한 창작 행위가 아니라, 글을 쓰는 순간 ‘나는 죽는다’는 감각과 함께하는 것입니다.

글쓰기는 한편으로는 나를 소멸시키는 과정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나를 부활시키는 과정입니다.

b. ‘죽음의 순간’과 글쓰기

블랑쇼는 **죽음의 순간(moment de mourir)**을 직접 경험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학적 글쓰기는 그 순간을 상상하고, 죽음과 가까운 장소에서 머물려는 시도로 작동합니다.

즉, 글쓰기는 죽음 자체에 도달하지 못하지만, **죽음을 향한 영원한 접근(approche de la mort)**으로 존재합니다.

3. 크리츨리와 블랑쇼의 공통점

a. 글쓰기는 죽음과 가장 가까운 경험

크리츨리와 블랑쇼는 모두 글쓰기를 통해 죽음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죽음을 언어와 문학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된 입장을 가집니다.

b. 글쓰기는 자기 소멸을 동반한다

크리츨리는 글쓰기 속에서 나의 존재를 지속시키지만, 동시에 내가 사라지는 과정을 경험한다고 봅니다.

블랑쇼 또한 글쓰기는 자기 소멸과 재탄생의 장소이며, 이는 죽음과 유사한 구조를 지닌다고 분석합니다.

c. 죽음을 완전히 소유할 수는 없다

죽음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므로, 글쓰기는 죽음과의 영원한 접근이지만 결코 죽음을 완전히 소유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집니다.

블랑쇼는 글쓰기가 죽음을 담을 수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죽음과 더욱 가까워진다고 말하며, 크리츨리 역시 죽음을 기록하려는 시도가 죽음과의 거리를 좁히는 행위라고 봅니다.

4. 크리츨리와 블랑쇼의 차이점

첫째, 크리츨리는 글쓰기를 죽음을 이해하려는 방식으로 봅니다. 반면, 블랑쇼는 글쓰기가 죽음과 가까워지지만, 절대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둘째, 크리츨리는 죽음을 직접 경험할 수 없기에 글쓰기를 통해 그것을 사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반면, 블랑쇼는 글쓰기가 죽음을 향한 **영원한 접근(approche de la mort)**일 뿐, 결코 그 자체에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셋째, 크리츨리는 글쓰기가 나를 지속시키면서도 사라지게 만든다고 봅니다. 반면, 블랑쇼는 글쓰기가 주체를 지우는 과정이며, 글을 쓰는 주체조차도 사라지는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봅니다.

5. 결론: 죽음과 글쓰기의 실존적 의미

크리츨리와 블랑쇼는 모두 글쓰기가 죽음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라고 보지만, 글쓰기를 통해 죽음을 완전히 소유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죽음을 다루는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죽음을 향한 끊임없는 접근, 그러나 도달할 수 없는 과정입니다.

블랑쇼가 **"문학은 끊임없이 죽어가는 과정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크리츨리도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죽음을 이해하려 하지만,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더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글쓰기는 죽음을 경험할 수 없는 존재인 인간이 죽음을 향해 끝없이 접근하는 방식이며, 이는 곧 자기 소멸과 존재의 지속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실존적 행위입니다.